싱가포르 각료 "홍콩처럼 마스크 썼다간 의료시스템 붕괴했을것"
싱가포르의 한 장관이 빈번하게 마스크를 착용하는 홍콩의 모습에 대해 부정적으로 평가한 비공개 석상 발언이 온라인상에 유출됐다고 홍콩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19일 SCMP에 따르면 찬춘싱(陳振聲) 싱가포르 통상산업장관은 지난주 싱가포르 중화공상회 모임에서 "싱가포르가 생각 없이 홍콩을 따라해 지도자들이 질병 현황을 설명하기 위해 마스크를 쓰고 공포를 조장했다면, 의료시스템이 붕괴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찬 장관의 발언은 캐리 람(林鄭月娥) 홍콩 행정장관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기자회견에서 마스크를 착용했던 모습 등을 비판한 것이란 게 SCMP 해석이다.

찬 장관은 12분 분량의 녹음파일에서 "홍콩에서는 의료진용 마스크가 한달분도 안 남았다"면서 "휴지처럼 써버리면 의료진을 위한 마스크가 남아나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홍콩에서는 전문가들이 모든 주민에게 외출 시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촉구하는 반면, 싱가포르는 환자만 수술용 마스크를 착용하면 된다고 강조하고 있다는 게 SCMP 설명이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마스크 착용이 늘면서 마스크 공급이 부족하고 가격이 치솟는 가운데, 세계보건기구(WHO)는 마스크 부족시 일선 의료진의 건강이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한 상황이다.

람 장관 역시 지난 4일 의료진용 마스크를 비축할 필요가 있다면서 공무원들에게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마스크를 쓰지 말도록 지시했다가 비판받기도 했다.

한편 찬 장관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해당 모임에 참석해 솔직하게 비공개로 논의를 했다면서 "비공개 모임에서 이러한 민감한 문제를 논의하는 데는 신뢰와 비밀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온라인플랫폼 텅쉰(騰迅·텐센트)과 바이두(百度)의 질병 현황 집계에 따르면 싱가포르는 코로나19 확진자 수에서 중국 이외의 국가 가운데 일본(616명)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81명을 기록 중이다.

홍콩의 확진자 수는 63명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