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용자 311명과 친인척·이웃 2천여명 개인신상 담긴 자료 유출돼
"종교 차별 않는다"는 중국 정부 주장과 달리 수염만 길러도 '구금 사유'
'연좌제' 적용하고 가족 배경 평가해 수용자 석방 여부 결정

중국 정부가 신장 위구르 자치구 수용소의 수용자는 물론 수용자 일가친척의 일거수일투족까지 감시하고 동향을 기록한 자료가 공개돼 파장이 예상된다.

AP통신과 CNN방송 등 외신 매체들이 입수해 17일(현지시간) 공개한 이 자료에는 수용자 본인은 물론 가족의 직업과 종교활동, 신뢰성, 당국과의 협조 수준 등이 낱낱이 기록됐다.

또한 이 자료를 바탕으로 수용자의 출소 여부가 결정됐던 것으로 나타나 중국 정부의 위구르 탄압 실태를 여실히 보여준다고 이들 매체는 전했다.

중국 위구르 탄압 문건 또 공개…"수용자 가족까지 철저 감시"

위구르 망명자 커뮤니티 등을 통해 유출된 이 자료에는 해외에 친척이 있는 수용자 311명과 이들의 친인척, 친구, 이웃 등 2천여명 이상의 개인정보가 담겨 있다.

가장 최근 자료는 지난해 3월 작성됐으며 수용자들은 신장 남서부 모위(墨玉·카라칵스)현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신장 타클라마칸 사막지대 끝에 있는 모위현은 위구르족이 인구의 97%를 차지한다.

수용자별로 분류된 자료에는 수용자의 이름과 주소, 주민번호, 수용소 입소일, 수용 장소 등 수용소에 대한 인적사항과 함께 가족, 종교, 출신 배경, 구금 사유, 출소 여부에 대한 결정에 관한 자세한 기록이 첨부돼 있다.

눈에 띄는 것은 수용자 주변에 대한 평가다.

수용자 가정은 '믿을 만 하다' 또는 '믿을만하지 못하다'로, 수용자의 행동은 '평범' 또는 '좋다' 등으로 분류해놓는가 하면, 가족의 종교적 분위기는 '가볍다' 또는 '무겁다'로 나눴다.

또한 친척 중 몇 명이나 감옥에 있거나 소위 '훈련센터'로 보내졌는지도 표시해놨다.

관리들은 이렇게 매긴 평가를 토대로 해당 수용자가 얼마나 의심스러운지를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어느 정부 조직이 작성했는지, 누구를 위해 작성한 것인지는 문서에 표기돼 있지 않다.

외신은 중국 정부와 신장 자치정부에 이 자료의 진위에 대한 의견을 요청했으나,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터무니없어 언급할 가치가 없다"는 답변만 내놨다.

CNN은 자체적으로는 일부 자료만 확인 가능했으나, 미 워싱턴DC 소재 '공산주의 희생자 기념 재단'(Victims of Communism Memorial Foundation)의 중국 전문가들은 이 자료가 중국 정부가 작성한 원본임을 자신했다.

중국 정부의 위구르족 탄압 실태를 보여주는 문서가 공개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로, 그동안 공개된 자료는 정부가 위구르족의 종교와 문화적 정체성을 말살하기 위해 어떠한 전략적 활동을 하는지를 보여준다는 것이 외신의 평이다.

중국 위구르 탄압 문건 또 공개…"수용자 가족까지 철저 감시"

' />
전체적으로 보면 중국 정부가 위구르족을 탄압하는 과정에서 수백만 명을 어떤 근거로 구금하고 출소시켰는지를 들여다볼 수 있다고 AP통신은 설명했다.

CNN방송은 "집권 중국 공산당이 사소한 사유로 무기한 구금을 정당화하기 위해 어떠한 체계를 이용했는지가 처음으로 드러났다"며 이번에 공개된 문서가 가진 의미를 평가했다.

특히 이 자료는 수용소가 자발적인 직업 훈련소이며, 수용자들은 정치적 극단주의자들이고, 종교를 갖고 차별하지 않는다는 중국 정부의 주장을 정면 반박한다고 외신은 평가했다.

종교가 주요한 구금 사유였음을 보여주는 근거가 곳곳에서 발견돼서다.

예배나 기도 같은 일반적인 종교활동은 물론 머리를 천으로 덮거나 긴 수염을 기르는 행위조차 구금 사유가 됐으며, 이 외에도 '범죄와는 거리가 먼' 행동도 위구르족에게는 구금 사유가 됐다.

예컨대 파템이라는 이름의 34세 여성은 정부의 '가족계획 정책'을 따르지 않고 아이를 많이 낳았다는 이유로 구금됐다.

아울러 일종의 '연좌제'를 적용해 친척 중에 구금된 사람이 있으면 다른 가족도 범죄자나 근절 대상 취급을 당했다.

마찬가지로 석방을 결정할 때도 수용자의 태도보다는 가족 배경이 더 중요하게 반영됐다.

중국 위구르 탄압 문건 또 공개…"수용자 가족까지 철저 감시"

위구르 자치구에서 이슬람 종교 지도자 '이맘'으로 활동한 멤티민 에메르는 공산주의 선전을 설교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당국과 마찰을 빚다가 80대의 나이에 12년 형을 선고받았다.

아무런 범죄 혐의가 없는 에메르의 세 아들도 함께 구금됐다.

이번에 공개된 문서를 보면 심지어 에메르와 가까운 곳에 살았다는 이유로 한 이웃의 신상 자료에 에메르의 전과 기록이 남았다.

이와 관련, 독일을 방문 중인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사실을 직접 확인하고자 하는 해외 언론인이나 외교관의 신장 방문을 환영한다며 "그들의 종교적 자유는 완전히 보장되고 있으며 어떤 제한도 없이 종교활동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소위 100만명이 수용됐다는 강제수용소 이야기는 100% 루머이며 완전히 가짜뉴스다.

사실이 엄연한데 왜 이 사람들이 여전히 거짓말을 하는지 모르겠다"며 "(이곳을 방문한 사람들은) 어떤 강제수용소도 보지 못했으며 모든 민족이 평화롭고 조화롭게 사는 것을 목격했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