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뮌헨안보회의서 실종된 글로벌 브리티시’(파이낸셜타임스), ‘브렉시트 후 글로벌 외교무대서 위축되는 영국’(가디언), ‘영국 부재에 커지는 동맹국 우려’(인디펜던트)

영국 언론들이 지난 14~16일(현지시간) 열린 독일 뮌헨에서 열린 안보회의 결과에 대해 잇달아 내놓은 평가다. 뮌헨안보회의는 1963년 창설된 범세계적, 지역적 안보문제를 논의하는 유럽 최대 규모의 연례 국제안보회의다. 안보 분야의 다보스포럼으로도 불린다.

이번 뮌헨안보회의엔 제임스 클레버리 외무차관이 영국 대표로 참석했다. 당초 참석할 예정이었던 벤 월러스 국방장관과 알렉스 영거 해외정보국(MI6) 국장은 참석을 전격 취소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장관,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 등을 비롯해 전 세계 주요 국가의 국방·외교장관이 대거 참석한 것과 비교되는 대목이다.

영국은 2년 전인 2018년 뮌헨안보회의엔 당시 테리사 메이 총리가 참석했다. 작년엔 국방장관이 참석했다. 이번에 영국 대표로 참석한 클레버리 외무차관은 지난 13일(현지시간) 개각을 통해 임명됐다. 임명된 지 불과 이틀 만에 국제안보회의에 참석한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지난 14일 열린 새 각료회의 때문에 외교·국방 분야의 고위 관계자들이 뮌헨안보회의에 불참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내부 각료회의 때문에 첨예한 국제안보 이슈가 오가는 국제안보회의에 불참했다는 해명 자체가 석연치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보리스 존슨 총리가 국방장관과 MI6 국장의 불참을 직접 지시했다는 현지 언론들의 보도도 나온다.

영국의 이번 회의 불참에 동맹국들은 크게 우려하고 있다. 칼 빌트 스웨덴 전 총리는 트위터를 통해 “뮌헨정상회의에 거의 완전히 불참한 나라는 영국”이라며 “영국 외교관들이 내성적으로 바뀐 것인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수십명의 의회 대표단을 이끌로 이번 회의에 참석한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도 “양보다 질이 더 낫기를 바란다”고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러면서 “다자주의에 대한 영국의 헌신이 줄어들었다는 징후가 아니기를 바란다”고 지적했다.

FT는 지난달 31일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이후 영국 정부가 기존 동맹국들에 대한 협력과 관심이 부족해진 것을 보여주는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일간 인디펜던트도 영국 정부가 브렉시트 이후 EU와 거리를 두려는 의도가 반영됐다고 분석했다.

런던=강경민 특파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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