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집단 발생해 일본 요코하마 항에 발이 묶인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의 한 객실 발코니에 태극기가 걸려 있다.  사진=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집단 발생해 일본 요코하마 항에 발이 묶인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의 한 객실 발코니에 태극기가 걸려 있다. 사진=연합뉴스
일본 요코하마항에 정박 중인 대형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발생하고 있다.

잠복 기간이 끝나야 탑승객들을 배에서 내리도록 하겠다던 일본 정부는 결국 고령자와 지병이 있는 사람은 먼저 내리도록 방침을 바꿨다.

일본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15일 현재 일본에서 확인된 코로나19 환자는 260명이다. 전체 감염자 중 218명이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 탑승자다.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의 코로나19 감염자 중 11명은 중증인 것으로 알려졌다.

크루즈선에서 발생한 코로나19 환자의 이송을 담당했던 구급대원 1명도 어제 감염 사실이 확인됐다.

지난 3일 요코하마항에 정박한 이 크루즈선에는 약 3700명이 탑승하고 있었으며 이 가운데 한국인 승무원과 승객은 14명으로 아직 코로나19 감염자는 없는 상태다.

감염이 확인된 탑승객들은 배에서 내려 병원으로 이송됐고 배에는 아직도 3400여 명이 격리돼 사실상 감옥 생활을 하고 있다.

일본환경감염학회는 감염자가 급증함에 따라 감염 관리에 정통한 의사와 간호사로 구성된 전문팀을 유람선에 파견했다.
일본 요코하마항에 정박 중인 크루즈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늘어가고 있는 가운데 가족 단위 승객들이 햇살을 받으며 코로나를 극복하기 위해 마스크를 쓴 채 춤을 추거나 스트레칭을 하며 건강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일본 요코하마항에 정박 중인 크루즈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늘어가고 있는 가운데 가족 단위 승객들이 햇살을 받으며 코로나를 극복하기 위해 마스크를 쓴 채 춤을 추거나 스트레칭을 하며 건강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주일 한국대사관 측은 크루즈선에 탑승해 있는 한국인들과 수시로 연락을 취하면서 건강 상황을 확인하고 필요한 물품을 지원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80세 이상 고령자와 지병이 있는 사람은 우선 검사를 받게 하고 결과가 음성으로 나오면 원할 경우 내릴 수 있도록 조치했다.

배에 타고 있는 우리 국민 14명 중 80세 이상은 없지만, 지병이 있는 사람은 있어 일부가 검사를 마치고 곧 배에서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외교부는 중국 우한 교민을 데려오기 위해 전세기를 띄운 것과는 달리 크루즈선에 탑승하고 있는 한국인은 데려오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외교부 당국자는 14일 기자들과 만나 "한국인 승객 9명 중에서 8명이 일본에서 주로 생활하시는 분으로 국내 연고는 딱 1명이며, 승무원은 5명 중에서 국내 연고자는 2명"이라고 말했다.

또 "미국에는 400여명이 승선해 감염자가 30여명이고, 호주와 캐나다도 탑승자가 각각 200여명이지만 일본에 통제를 맡기고 있는 상황"이라며 "탑승자가 훨씬 적은 우리나라만 나서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