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언론 보도 강하게 부인
사우디 "무함마드 왕세자, 이스라엘 총리 만날 계획 없어"
사우디아라비아 외무장관 파이살 빈 파르한 알사우드 왕자는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만날 계획이 없다고 13일(현지시간) 밝혔다.

파이살 왕자는 사우디 국영 알아라비아 방송과 인터뷰에서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분쟁이 시작됐을 때부터 사우디의 정책은 매우 명확하고 일관됐다"라며 "왕세자와 이스라엘 총리가 만난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이어 "사우디와 이스라엘은 아무런 관계도 없으며 사우디는 팔레스타인을 확고하게 지지한다"라면서도 "이란에 맞선다는 점에서 이스라엘과 이해를 공유하는 정책은 새로운 게 아니며 다른 나라도 그렇게 한다"라고 설명했다.

앞서 최근 이스라엘 매체 하욤은 아랍권 외교 소식통들을 인용해 미국, 이스라엘, 이집트, 사우디, 아랍에미리트(UAE), 수단, 바레인, 오만이 이집트 카이로에서 정상회담을 열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이에 맞춰 무함마드 왕세자와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다음달 2일 이스라엘 총선을 앞두고 전격적으로 만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부패 스캔들로 총선에서 불리해진 네타냐후 총리로서는 사우디 실세 왕세자와 역사적인 회담이 성사된다면 외교·안보 분야에서 성과를 냈다는 후한 평가를 유권자에게서 받을 수 있다.

일부 중동권 블로그에는 최근 이스라엘 공항에서 출발한 소형 전용기가 요르단을 거쳐 사우디로 향했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아랍 이슬람권의 국가 대부분과 마찬가지로 사우디는 이스라엘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는다.

현재 이스라엘과 국교를 맺은 아랍 이슬람권은 요르단과 이집트뿐이다.

그런데도 사우디와 이스라엘은 이란이라는 '공동의 적'을 고리로 비밀리에 접촉면을 넓힌다는 분석과 언론 보도가 끊이지 않는다.

주로 이스라엘 언론이 사우디와 물밑 접촉설을 보도하고 사우디 정부가 이를 부인하는 식이다.

30대의 젊은 무함마드 왕세자가 선대와 비교해 팔레스타인에 대해 상대적으로 냉정하다고 평가받는 점도 이스라엘과 접촉설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는 이유 중 하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