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 사상 첫 영상 20도…점점 뜨거워지는 지구
지난달 전 세계 지표면과 해수면의 평균 온도가 141년 관측 역사상 1월 기준으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달 9일 남극대륙에서는 역대 처음으로 기온이 영상 20도를 넘는 등 지구촌 곳곳에서 유례없이 포근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에 따르면 지난달 세계 평균 기온은 20세기 평균 1월 온도(12.0도)보다 1.14도 높은 13.14도를 기록했다. 1월 기준으로 이전 역대 최고 기록인 2016년 1월(13.12도)보다 0.02도 높았다.

북반구 기온이 상대적으로 많이 상승했다. NOAA는 “지난달 북반구 온도는 20세기 평균보다 1.5도 높았다”고 설명했다. 기상 관측상 가장 따뜻한 1월 ‘톱10’은 모두 2002년 이후에 발생했다. 이 가운데 1~4위는 2016년 이후다. 최근 들어 지구촌 기온이 더 오르고 있다는 뜻이다.

이달 초 남극대륙에서는 사상 처음으로 20도를 넘는 기온이 측정되기도 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남극 시모어섬은 지난 9일 기온이 20.75도까지 치솟았다. 시모어섬은 남극대륙의 북쪽 끄트머리, 아르헨티나 남쪽 바다에 있다.

지금까지 남극 지역에서 관측 기온이 20도를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흘 전인 6일에는 시모어섬 인근 에스페란사 연구기지의 온도가 18.3도까지 올랐다. 세계기상기구(WMO)는 에스페란사 기록이 종전 남극 최고기온 기록(2015년 3월 17.5도)을 대체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사흘 만에 그보다 3도 이상 높은 기온이 관측된 것이다.

WMO의 승인을 거치면 시모어섬의 20.75도 기록은 새로운 남극 최고기온이 된다. 시모어섬 마람비오 기지의 연구진은 지난 20년간 남극대륙 서쪽 남극반도의 기온이 비정상적으로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주변 해류 변화와 엘니뇨의 영향 등으로 고온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고 추정했다.

마람비오 기지의 브라질 연구원 카를루스 샤에페르는 “이번 최고기온 기록이 지구적 기후변화 트렌드를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데이터라기보다는 일회성 고온 현상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