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의원 '썩은 생선 머리' 비유에 "의미 없는 질문" 야유
야당 "사죄·철회해야" 압박…여당 "해명 들어보자" 중재 시도

야당 국회의원을 겨냥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쏟아낸 야유성 발언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아베 총리 '야당 의원 야유 발언'으로 일본 국회 파행 조짐(종합)

논란의 발단은 12일 아베 총리가 출석한 가운데 열린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불거졌다.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의 쓰지모토 기요미 간사장 대행이 '사쿠라를 보는 모임' 논란 등 아베 총리를 둘러싼 여러 의혹을 거론하면서 "도미는 머리부터 썩는다.

이 지경까지 왔다면 머리를 바꾸는 수밖에 없다"고 아베 총리를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매년 4월 총리실 주관의 봄맞이 행사로 열린 '사쿠라를 보는 모임'은 아베 총리가 자신의 지역구 인사들을 대거 초청하는 등 세금이 들어가는 공적 행사를 사적으로 이용했다는 논란에 휩싸여 있다.

야당은 지난달 20일 시작된 올해 정기국회에서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거론하면서 연일 아베 총리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쓰지모토 간사장은 이날 질의에서 사실상 아베 총리를 '썩은 생선 머리'로 비유한 셈이었다.

자리에 앉아 이를 듣고 있던 아베 총리는 발끈해 흥분한 목소리로 "의미 없는 질문을 한다"고 야유했다.

아베 총리는 다음 질의자로 나선 입헌민주당의 오사카 세이지(逢坂誠二) 의원에 대한 답변 기회를 이용해 "(나를 향한) 온갖 욕설이 이어지고 있다.

비생산적이다.

이곳은 일방적인 매도의 장이 아니다"라며 쓰지모토 간사장 대행을 향해 야유한 사실을 인정했지만 즉각 사과하지는 않았다.

아베 총리 '야당 의원 야유 발언'으로 일본 국회 파행 조짐(종합)

질의 의원을 상대로 한 총리의 야유가 '의회 민주주의를 모독하는 것'이라고 반발하는 야당은 아베 총리의 사죄와 문제 발언 철회를 요구하며 의사 일정을 보이콧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에다노 유키오(枝野幸男) 입헌민주당 대표는 13일 "정부에 대한 국회의 추궁을 의미가 없다고 하는 사람이 총리를 맡는 것은 이상한 일"이라며 "민주주의와 의원내각제가 파괴되고 있다"라고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다.

입헌민주당, 국민민주당, 공산당, 사민당 등 야권 4당은 아베 총리가 사죄하고 해당 발언을 철회하지 않으면 이날 오후 중의원에 징계(징벌)동의안을 제출하는 방안까지 검토했다.

그러나 여당인 자민당이 오는 17일 열리는 중의원 예산위에서 집중심의를 시작하기에 앞서 아베 총리의 해명을 듣자고 제안함에 따라 징계안 제출은 일단 보류됐다.

야당은 징계안을 제출하는 상황이 오면 아베 총리가 출석한 가운데 진행되는 예산 심의에 응하지 않을 방침이다.

이에 따라 17일 예정된 예산위에서 아베 총리가 야당이 받아들이는 수준으로 사과하지 않을 경우 정기국회 운영에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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