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김태중 상무…"대화면인데 손안에 쏙, 이율배반적 가치 찾느라 힘들었다"
"갤럭시Z 플립 디자인, 모바일 라이프 스타일에 변화 주려 했다"
"모바일 라이프 스타일에 변화를 주려고 했다."

삼성전자의 신형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 Z 플립'의 디자인을 지휘한 무선사업부 디자인팀의 김태중 상무는 11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하얏트 센트릭 피셔맨스워프 호텔에서 한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갤럭시 Z 플립은 '갤럭시 폴드'에 이은 삼성전자의 두 번째 폴더블폰이다.

갤럭시 폴드와 달리 가로축을 중심으로 위아래로 열리는 새로운 폼팩터(하드웨어의 크기·형태)를 제시했다.

외신 등에서는 이 제품의 완성도를 놓고 호의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김 상무는 갤럭시 Z 플립을 통해 "갤럭시 폴드로 열린 새로운 영역을 확장했다"고 평가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Z 플립의 디자인을 결정하기 위해 수백 개의 목업(mockup, 실물모형)을 산업용 3D(3차원) 프린터로 제작했고 이를 통해 최적의 크기와 디자인을 결정했다.

김 상무는 "수백 개 조형물을 깎아서 실제 쥐고, 다듬고, 테스트도 하고 서베이도 받아보면서 정성적 느낌을 정량화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제품이 접혔을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디자인 요소로 "대화면을 사용하면서도 손안에 쏙 들어오고, 잡는 느낌까지 좋게 하는, 이율배반적 가치들을 적절하게 찾아내느냐가 중요하고 힘들었다"고 설명했다.

또 "6.7인치의 작지 않은 디스플레이로 대화면을 경험하면서도 그 사이즈 안에서 얼마나 편하게, 콤팩트하고 잡는 느낌이 좋게 만드는지가 어려웠다"고 밝혔다.

그는 핑크와 블랙, 골드 등 3개 색상으로 출시된 갤럭시 Z 플립의 색상이 더 늘어날 수 있는지에 대해 "시장 트렌드와 고객 니즈는 시시각각 변하기 때문에 얼마든지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김 상무는 디자인 과정에서 제일 힘들었던 점을 묻는 말에 "디자인은 객관성을 갖고 있어야 하는 분야"라며 "시장과 트렌드와 소비자가 그 중심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시시각각 변하는 세계 각지의 니즈를 반영해야 하고 서로 다른 소비자 취향을 절충해서 디자인을 결정하는 게 가장 어렵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폴더블폰이라는 혁신 기술에 소비자가 원하는 진정한 가치를 못 담으면 시장을 변화시키지 못한다"며 "시장을 변화시키려면 고객에게 중요한 가치를 전달해야 하고 그게 어려운 작업"이라고 덧붙였다.

명품 패션 브랜드 톰 브라운과의 협업으로 탄생한 한정판 제품과 관련해서는 "패션과 스마트폰 분야의 디자인 프로세스가 다르지만, 고객 만족이라는 이념은 동일하다"며 "얘기하다 보니 잘 통하는 면이 있어서 성공적 결과물을 확신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갤럭시 Z 플립의 디자인에 아쉬운 부분이 있느냐는 물음에 "100% 만족하는 디자이너는 없다"라며 "항상 아쉬운 부분이 있다"고 답했다.

김 상무는 "새로운 모바일 카테고리로서 갤럭시 Z가 줄 수 있는 새로운 경험을 계속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