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계스포츠 팬 유치해 경제난 타개하려던 구상에 차질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기후 변화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까지 확산하면서 스키장 건설을 통해 경제난을 타개하려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계획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는 외신 분석이 나왔다.

블룸버그통신은 12일(현지시간) '김정은의 북한 스키 리조트 야망이 녹아내리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한때 스위스에서 유학한 북한 지도자가 경제 비전의 중심을 관광에 두고, 스키 리조트를 건설해 동계스포츠 팬들과 외화를 끌어들이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로 인한 경제난을 관광을 통해 돌파하겠다는 김 위원장의 구상은 그러나 중국에서 코로나 19가 발병하면서 난관에 봉착했다.

북한은 중국과의 국경을 닫고, 북한을 가장 많이 찾는 중국인 관광객도 차단한 상황이다.

게다가 프랑스 알프스산맥이나 일본과 마찬가지로 북한도 기후 온난화로 저지대에 눈의 양이 줄어드는 문제를 안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미국 '스키의 고장' 콜로라도와 같은 위도에 있는 북한 마식령 스키장의 경우 해발고도가 1천363m로, 유럽에서 스키 주로가 짧은 곳들과 비슷한 편이다.

콜로라도의 아스펜 정상과 비교하면 2천m 낮다.

특히 북한에서는 이번 달 '비정상적인 기후 현상'으로 기온이 예년에 비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기후 변화가 지속하면서 2040년이면 북한의 평균 온도가 1981~2010년 대비 15% 오를 것으로 한국 기상청이 전망했다.

온난화에 코로나19까지…블룸버그 "김정은 스키장 야망 녹는다"

스키 리조트 건설은 김 위원장이 집권 이래 심혈을 기울여온 사업이다.

집권한 지 2년이 지난 2013년에 마식령에 첫 스키장을 건설했으며 이 지역을 자주 찾는 모습이 목격됐다.

미 프로농구 선수 출신인 데니스 로드먼과 일본의 프로레슬러 출신 안토니오 이코키 참의원 등이 이곳을 찾은 적이 있으며, 2018년에는 남측 선수단이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여기서 훈련했다.

북한은 앞으로 5년간 80억 달러(9조4천392억원)를 들여 마식령 스키장과 연결된 418㎞ 길이의 관광벨트를 조성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북한은 마식령 외에 중국과 국경을 접한 삼지연에도 스키장을 세웠다.

이곳은 미사일부터 횃불까지 다양한 형태의 얼음 조각을 전시하는 행사로도 유명하다.

평양에서 북동쪽으로 60㎞ 거리에 있는 양덕에는 스키장과 온천장, 승마공원 등이 갖춰진 양덕온천문화휴양지가 들어섰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12월 준공식에 참석해 직접 테이프를 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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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위원장의 '고급 리조트'에 대한 열망은 단순 선전용이 아니라고 블룸버그는 평가했다.

실제 새로운 모험을 찾는 관광객들이 북한을 찾고 있으며, 특히 최근 중국의 해외 여행객 수 급증으로 북한에 새로운 외화 창출 기회가 열렸다.

2018년 북한을 찾은 중국 관광객 수는 20만명으로, 통상 이 정도 규모의 중국 여행객은 해외에서 1억5천200만 달러(1천793억원)를 사용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북한이 수출을 통해 벌어들인 2억4천만 달러(2천832억원) 가운데 큰 부분을 차지한다.

다만 올해는 코로나 19 확산으로 중국 관광객 수가 줄어들겠지만 한국 방문객 수가 늘어날 가능성도 있어 경제적 잠재력은 여전히 크다고 블룸버그는 덧붙였다.

2년 전 마식령을 방문한 적이 있다는 한 독일 스키 관광객은 스위스나 일본, 독일에서 자신이 즐겨 찾는 다른 리조트와 같은 급이었다며 기후 온난화 위협이 있다고는 하나 이 또한 "유럽의 낮은 지대에 있는 스키 리조트와 같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진심으로 다시 가고 싶다"며 "한국에서 더 많은 사람이 가서 즐길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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