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정치적 합의 부재·10월 지방선거 들어 유보 검토

브라질에서 공무원을 기생충에 비유한 파울루 게지스 경제부 장관 발언의 파문이 확산하고 있다.

공무원 사회는 물론 정치권에서도 비난이 잇따르면서 게지스 장관이 추진하는 행정개혁이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행정 개혁은 공무원 수를 전체적으로 줄이면서 기능을 재배치해 효율성을 높이는 한편 월급 체계를 개선하는 내용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공무원은 기생충' 발언에 대한 반발이 예상보다 커지면서 대통령실은 행정개혁 일정을 늦추거나 포기하는 방안까지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브라질 주요 언론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정부 내에서는 게지스 장관의 발언에 대한 비판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행정개혁에 대한 정치적 합의가 아직 이뤄지지 않았고 10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다는 사실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의회 지도부도 현재 분위기에서 행정개혁안이 의회를 통과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브라질 언론은 전했다.

이에 따라 이달 안에 행정개혁안을 확정해 의회에 제출하려던 게지스 장관의 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브라질서 '공무원은 기생충' 발언 파문 확산…행정개혁 난항

앞서 게지스 장관은 지난 7일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행사 연설을 통해 "공무원들은 안정적인 일자리와 너그러운 연금 혜택을 받고 있고 월급은 물가 상승률보다 훨씬 높게 자동 인상되고 있다"면서 "죽어가는 정부에서 공무원들은 기생충이 돼가고 있다"고 말했다.

게지스 장관은 주(州) 단위 입법부와 사법부에 대한 연방정부의 지원이 의무적으로 이뤄지는 사실에 대해서도 강한 거부감을 표시했다.

게지스 장관의 발언은 비대한 공무원 조직과 불합리한 예산 집행이 정부재정을 악화시키고 있어 행정개혁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다.

이에 대해 공무원 사회에서는 "공무원들에 대한 증오를 부추기는 발언", "공공 서비스를 평가절하하고 국가적인 문제의 책임을 공무원들에게 돌리려는 의도된 발언"이라며 불쾌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파문이 확산하자 경제부는 성명을 내 "공무원 업무의 품질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고, 게지스 장관도 발언을 취소하겠다며 물러섰으나 정치권과 공무원들의 비판은 계속되고 있다.

게지스 장관은 지난해 연금개혁에 성공한 데 이어 올해는 행정·조세 분야 개혁을 서두를 계획이었으나 '기생충 발언'에 발목을 단단히 잡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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