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정 구성 위한 정치권 논의 예측 어려워"
급격한 좌파 정책 추진 시 아일랜드 경제 악영향 우려
버라드커 아일랜드 총리 총선 패배 인정…"야당 될 준비됐다"
리오 버라드커 아일랜드 총리가 최근 총선에서의 패배를 인정하면서 야당으로서 새 출발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12일(현지시간) RTE 방송에 따르면 버라드커 총리는 이날 더블린에서 열린 '유럽금융포럼' 행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은 입장을 나타냈다.

지난 8일 치러진 아일랜드 총선에서 버라드커 총리가 이끄는 집권 통일아일랜드당(Fine Gale)은 하원 160석 중 35석을 확보하는 데 그쳐 제3당으로 추락했다.

반면 제1야당이었던 공화당(Fianna Fail)이 38석, 신페인당(Sinn Fein)이 37석을 각각 차지했다.

특히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의 통일을 추구하는 좌파 성향의 신페인당은 이번 총선에서 가장 많은 24.5%의 1순위 득표를 기록했다.

공화당은 22.2%, 통일아일랜드당이 20.9%로 집계됐다.

어느 정당도 과반 기준인 80석을 확보하지 못한 만큼 당분간 연립정부 구성을 위한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버라드커 총리는 통일아일랜드당이 집권당에서 물러나 신페인당이 연립정부 구성을 추진하는 것을 막지 않겠다고 밝혔다.

다만 아직 메리 루 맥도널드 신페인당 대표와 접촉하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공화당, 녹색당을 포함하는 대연정 구성에 대해서도 아직 관여돼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연정 구성을 위한 정치권 논의가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는 자신도 예측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그는 자신의 당이 허락한다면 야당 대표로서 일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버라드커 총리는 "매우 근소한 격차였지만 우리는 패배했다"면서 "국민은 통일아일랜드당이 야당으로 물러나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는 이를 받아들일 것"이라고 했다.

버라드커 총리는 자신과 각료들이 새 정부가 구성될 때까지 의무를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중요한 정책 결정은 새 정부가 내릴 수 있도록 할 계획이며, 시급한 사안은 각 당 대표들과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야당 대표로서 자신은 통일아일랜드당의 변화를 끌어내겠다고 약속했다.

총리로 일하면서 자신이 당의 현대화와 개혁에는 소홀했다고 후회했다.

그는 신페인당이 선거 캠페인 기간 아일랜드 국민에게 내놓은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버라드커 총리는 아일랜드가 급격하게 좌파 성향으로 기울어질 경우 기업과 통상 관련 정책에 미칠 영향에는 우려를 나타냈다.

좌파 정책으로 해외로부터의 투자가 주춤하면 아일랜드 전체 경제에도 문제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신페인당은 다른 중소정당과 좌파 연립정부 구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