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구조사 발표되자 샌더스 지지자들 열광…박빙 승리에는 우려도
"2위만 해도 잘한 것"이라던 부티지지 지지자, 승리한 듯 자축
5위 바이든, 사우스캐롤라이나로 날아가…"이제 시작" 의미축소


11일(현지시간) 오후 7시 30분께 미국 뉴햄프셔주 한 대학 체육관은 떠나갈 듯 함성으로 가득 찼다.

미국 CNN방송이 이날 실시한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예비선거)의 출구조사 결과를 발표하자 이곳에 모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의 지지자들은 일제히 환호성을 질렀다.
[뉴햄프셔 경선] 텃밭사수 한숨돌린 샌더스…2위에도 환호 부티지지

1차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승리한 피트 부티지지 전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무서운 상승세를 보인 터라 샌더스가 1위라는 예측에 기쁨과 안도감이 교차하는 표정이었다.

이윽고 개표가 진행되고 주요 방송사들이 자신을 유력한 승자로 예상해 보도한 뒤 샌더스가 연단에 서자 '버니'라고 외치는 지지자의 환호에 2분가량 연설을 제대로 시작하지 못할 정도였다.

샌더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끝내기 위한 시작"이라고 자축하며 3~4차 경선지인 네바다주와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도 승리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또 부티지지 전 시장과 에이미 클로버샤 상원의원,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을 차례로 거명하며 "확실하게 말하건대 누가 (민주당 경선에서) 이기든 간에 우리는 단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샌더스 지지자의 표정이 마냥 밝은 것만은 아니었다.

부티지지에 근소한 승리를 거둔 것으로 드러나 '부티지지 돌풍'의 위력 역시 실감한 때문으로 보인다.

샌더스는 2014년 경선 때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이곳에서 22.4%포인트 차로 압승했다.

조지아주에서 자원봉사를 위해 뉴햄프셔까지 왔다는 제프 클로센은 "2016년에는 힐러리와 샌더스의 양자 대결이었지만 지금은 민주당 후보가 11명에 달해 압도적 표를 얻지 못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21살의 세스 파크는 "최근 여론조사와 비슷한 결과가 나온 것"이라고 말했지만 다소 실망한 표정도 감추진 못했다.

한 지지자는 "부티지지는 뉴햄프셔 이후가 불투명하다.

샌더스와 달리 3차 네바다부턴 부티지지가 계속 선전하지 못할 수 있다"고 말했다.
[뉴햄프셔 경선] 텃밭사수 한숨돌린 샌더스…2위에도 환호 부티지지

비슷한 시간, 부티지지 지지자들도 나슈아의 행사장에서 개표 결과가 발표되기 전부터 긴장한 표정이 엿보였다.

행사장에 나온 마리아 웰즈는 뉴햄프셔가 샌더스의 강세 지역이라면서 "2등만 해도 잘한 것"이라고 말했고, 마이크 더넬로는 "1등은 힘들겠고, 바이든은 이기지 않겠냐"고 예상했다.

하지만 부티지지가 불과 2%포인트에도 못 미치는 격차로 2위에 오르자 패배보다는 선전했다는 기쁨에 마치 승리한 듯 환호하는 분위기였다.

부티지지는 연단에 올라 뉴햄프셔 유권자들이 중산층 시장이자 중서부에서 온 참전군인인 자신이 대통령을 맡을 만하다고 선택했다고 이번 결과에 만족한다는 태도를 보였다.

또 "나는 고등학생 때부터 샌더스를 존경했다.

오늘 그의 강함에 대해 축하한다"고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예상밖 3위 성적을 받아든 에이미 클로버샤 상원의원도 개표가 진행되는 도중 연단에 서서 감격스런 표정 속에 지지자들을 향해 "미국의 심장은 백악관에 있는 이 남자의 심장보다 크다"며 자축했다.

그는 "많은 이들이 우리가 (작년) 여름까지 가지도 못할 거라고 생각했지만 우리는 해냈다"며 "우리가 이뤄낸 것은 꾸준하다.

우리는 강하고 절대로 그만두지 않는다"고 다짐했다.
[뉴햄프셔 경선] 텃밭사수 한숨돌린 샌더스…2위에도 환호 부티지지

반면 아이오와 4위에 이어 뉴햄프셔에서는 5위로 한 단계 더 떨어진 바이든 전 부통령은 실망감을 감추려는 표정이 역력했다.

그는 이날 뉴햄프셔에서 일찌감치 4차 경선이 예정된 사우스캐롤라이나로 이동했다.

이곳은 바이든이 흑인 지지층에 기대 반전을 노리는 지역이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우리는 단지 50개 주 가운데 초반 두 곳을 듣게 된 것이지, 전국이 아니다.

전국의 절반도 아니고 4분의 1도 아니고 10%도 아니다"라며 "시작하는 종소리지 끝내는 종소리가 아니다"라고 애써 의미를 축소하려는 듯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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