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영세 中企도 신종코로나에 '휘청'…'샤오캉 사회' 건설 암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코로나) 확산으로 중국 경제가 사실상 마비되면서 자금사정이 취약한 영세 중소업체들이 휘청거리고 있다.

신종코로나의 진앙지 후베이성 우한(武漢) 주변은 물론 중국 전역과 대다수 업종에 걸쳐 중국 경제를 떠받치는 수천만 소상공인들이 신종코로나 공포와 불확실성에 휩싸이면서 궁지로 내몰리고 있다.

상황이 악화되면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야심적으로 추진하는 '샤오캉 사회'(小康社會·의식주 걱정이 없이 비교적 풍족한 사회) 건설에 암운이 드리우고 있다는 관측도 고개를 들고 있다.

우한에서 약 200km 떨어진 곳에서 게 양식업을 하는 펑궈빙 씨는 12일자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의 인터뷰에서 신종 코로나로 인한 피해를 토로했다.

계획대로면 대목인 춘제(春節·중국의 설) 연휴가 끝난 시기에는 시장 출하로 양식장이 텅 비어야 했지만, 3분의 2가 그대로 남아있는 상태라며 한 숨을 쉬었다.

1kg당 60위안(약 1만원)에 파는 게 1만kg(약 1억원어치)이다.

더구나 당국이 질병 전파 우려로 물류 이동을 규제하면서, 다음 시즌에 대비한 새끼 게를 3월까지 받을수 있을지도 불확실해 추가 손실이 예상된다고 핑씨는 말했다.

저장성 닝보에서 가구·섬유 수출업체르 운영하는 셰쥔 씨는 지방정부의 규제로 회사가 춘제 연휴 후 10일에야 조업 재개 허가를 받아 손실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그마저도 전체 직원의 절반인 외지 노동자들이 14일간의 자가격리가 끝나야 일터로 복귀할 수 있어 피해는 더 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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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국가통계국 자료에 따르면 2018년 말 기준, 중국에는 6천300만 자영업자가 있고 이들이 1억5천만 개의 일자리를 만들고 있다
SCMP는 아직 신종코로나로 인한 영세기업 피해와 관련한 정확한 집계는 나오지 않았지만, 이미 문을 닫는 점포들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베이징(北京) 도심에 있는 한 주점은 직원 200명 모두를 해고하기로 했고, 엘리베이터 광고업체인 신차오(新潮)미디어는 직원의 10%인 500명을 해고한다고 발표했다.

SCMP는 신종코로나로 중국 사회안정과 경제성장의 주춧돌인 수천만 소상공인들 사이에 공포와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생겨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낮은 이자의 대출 등을 쉽게 얻을 수 있는 국영기업과 달리 시장 수요에 의존하는 중소 민영 업체들로서는 매우 취약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베이징대와 칭화대 연구팀이 최근 중국 중소기업 995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3분의 2 가량은 수입이 고갈될 경우 두 달밖에 버티지 못할 것이라고 답했다.

응답자의 30%는 수입이 전년 대비 최소 절반으로 줄어들 것으로 우려하기도 했다.

싱크탱크인 아틀란티스 파이낸셜 리서치의 책임자인 자오젠은 "숙박·요식업·소매·오락 산업이 가장 먼저 충격을 받고, 다음으로 소규모 제조업체 및 수출업체의 차례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러한 경제적 충격으로 올해 전면적으로 '샤오캉 사회'(小康社會·의식주 걱정이 없이 비교적 풍족한 사회)를 건설하겠다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목표 달성도 불투명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SCMP는 '샤오캉 사회' 목표 중에는 특히 2020년까지 경제 규모를 2010년 대비 2배로 끌어올리겠다는 부분이 있다고 거론했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루이스 쿠지스는 "경제 규모를 2배로 키우기 위해서는 올해 최소 5.6% 성장해야 한다.

그래야 올해 연말에 경제가 2010년 대비 99.8%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신종코로나 영향을 고려할 때 중국 경제성장률은 5.4% 정도로 예상된다"면서 "중앙정부가 불가항력적인 상황을 들어 목표를 '거의 달성했다'는 식으로 승리를 선언할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