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3, 4위 이동통신사인 T모바일과 스프린트 간 합병이 드디어 성사됐다. 두 회사는 독점을 우려한 주 정부들의 소송 등의 문제로 2년 가까이 합병을 못했지만, 미국 연방법원이 최종 승인 판결을 내렸다.

빅터 마레로 뉴욕 연방법원 판사는 11일 T모바일과 스프린트의 합병을 최종 승인하는 판결을 내렸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이날 보도했다.

마레로 판사는 이날 뉴욕주, 캘리포니아주 등 미국 16개 주 사법부가 두 기업의 합병에 반대하며 제기한 소송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며 피고 측의 손을 들어줬다. 이들 16개 주는 두 기업이 합병할 경우 미국 소비자들의 선택지가 줄어드는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며 지난해 6월 소송을 제기했다.

양사는 이에 앞서 2018년 4월 260억달러(약 30조7000억원) 규모의 합병 협상을 타결하고 지난해 7월과 11일 미국 법무부와 연방통신위원회(FCC)로부터 각각 승인을 받았다.

두 회사 합병이 성사되면서 미국 이동통신 시장은 두 기업의 합병 법인과 AT&T, 버라이즌의 3강 체제로 재편된다. 지난해 기준 합병 기업의 가입자 수는 1억3700만 명으로, 버라이즌(1억1900만 명)보다 많고 AT&T(1억6600만 명)보다는 적다. 양사는 합병 종료 후 3년간 가격을 올리지 않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합병 소식에 10일 급등한 두 회사의 주가는 이날도 올랐다. 10일 12% 급등한 T모바일은 이날 개장하자마자 10% 이상 상승했다. 전날 72%나 폭등한 스프린트는 이날도 70% 이상 오르면서 시작했다.

정연일 기자 ne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