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3, 4위 이동통신사인 T모바일과 스프린트가 조만간 합병 절차를 마무리지을 것으로 전망된다. 두 회사는 정부 승인과 독점을 우려한 주 정부들의 소송 등의 문제로 2년 가까이 합병을 못했지만, 미국 연방법원이 조만간 최종 승인 판결을 내릴 것으로 전해졌다.

1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연방법원이 T모바일과 스프린트의 합병을 최종 승인하는 판결을 11일 발표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양사는 지난해 7월과 11월 미 사법부와 연방통신위원회(FCC)로부터 각각 합병 승인을 받았다. 연방법원의 이번 판결은 지난해 6월 뉴욕주, 캘리포니아주 등 미국 16개 주 사법부가 두 기업의 합병에 반대하며 제기한 소송에 대한 판결이다. 연방법원이 두 기업이 합병할 경우 미국 소비자들의 선택지가 줄어드는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는 16개 주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양사가 합치면 미국 이동통신 시장은 두 기업의 합병법인과 AT&T, 버라이즌의 3강 체제로 재편된다. 이날 종가 기준으로 T모바일과 스프린트의 시가총액을 합하면 921억달러(약 109조원)에 달한다. 여전히 AT&T(2800억달러)와 버라이즌(2500억달러)에는 크게 못 미친다. 하지만 지난해 기준 가입자 수는 1억3700만 명으로, 버라이즌(1억1900만 명)보다 많고 AT&T(1억6600만 명)보다는 적다.

두 회사는 이날 합병 기대로 시간 외 거래에서 주가가 급등했다. T모바일이 12% 가까이 뛰었고, 스프린트는 72% 급등했다. 스프린트는 양사 간 합병 논의가 시간을 끌면서 최근 주가가 줄곧 하락세였지만 이날 낙폭을 대부분 만회했다.

정연일 기자 ne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