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석 중 37석 확정…공화 38석·통일아일랜드 35석
정부구성 난항 예상 속 신페인, 연정조건으로 통일투표 제시

최근 아일랜드 총선에서 약진한 신페인당이 제2당으로 올라섰다.

차기 정부 구성 참여를 선언하면서 북아일랜드와의 통일 의제도 부상할 전망이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신페인당은 지난 8일(현지시간) 총선 결과에 따라 아일랜드 의회에서 전체 160석 가운데 37석을 획득한 것으로 10일 확정됐다.

신페인당의 후보자가 적어 의석 배분에서 공화당(Fianna Fail·38석)보다 1개 의석이 적지만 집권당이던 통일아일랜드당(Fine Gale·35석)을 사상 처음으로 앞질렀다.

경제적으로 좌파 성향인 신페인당은 지난 8일 총선에서 기존 양대 정당인 중도 우파 성향의 공화당, 통일아일랜드당의 득표율을 넘어 지난 총선의 2배에 가까운 24.5%를 기록한 바 있다.

아일랜드 신페인 제2당 약진…북아일랜드 통일론 탄력받나
로이터 통신은 전체 160개 의석이 3개 정당을 중심으로 거의 균등하게 분파가 나눠짐에 따라 정부 구성도 복잡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세력을 불려가는 신페인당이 차기 정부에 참여할 의욕을 강하게 내비치고 있는 만큼 아일랜드에 다가올 변화 가능성이 주목을 받고 있다.

신페인당의 성공 요인은 건강보험과 주택 문제 해결 등의 공약을 내세운 데 있지만 타협하지 않을 정책기조 가운데 하나는 북아일랜드와의 통일이다.

분리주의 무력투쟁을 벌이던 북아일랜드공화국군(IRA)의 정치조직이던 신페인당은 총선 전에 연정의 조건으로 북아일랜드와의 통일 국민투표를 내세웠다.

신페인당이 주장하는 통일론과 관련해서는 지지정당에 따라 여론이 크게 달라지고 있다.

북아일랜드 통일에 대한 9일 출구 조사 결과 신페인당 지지자 중 81%가 국민투표를 지지한 반면, 공화당 지지자는 52%, 통일아일랜드당 지지자는 44%가 지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신페인당은 선거 결과를 반영해 통일 문제를 다룰 의회 및 시민 위원회 구성을 검토하고 있다.

맥도날드 대표는 아일랜드가 북아일랜드 통일 문제에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영국이 분리독립 주민투표 실시를 검토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공화당과 통일아일랜드당 역시 국민투표에 긍정적이지만 시기가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해 신페인당만큼 적극적인 준비 작업을 벌이지 않고 있다.

친영국 성향 민주통합당의 제프리 도널드슨은 BBC 방송과 인터뷰에서 "득표율 25%는 국민투표를 벌일 만큼 높은 수치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연립정권을 수립하는 과정은 험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공화당과 통일아일랜드당은 모두 신페인당의 경제 정책과 1998년 평화 조약 전까지 독립운동 과정에서 3천600명의 사망자를 낸 IRA와 연계 문제점 등을 들어 연정을 하지 않겠다고 공언해왔다.

다라 캘러리 공화당 부대표는 지역 방송과 인터뷰에서 "신페인당과 협력할 것"이라면서도 "정책이나 원칙적인 면에서 여전히 장애물이 있다"고 말했다.

이들 3개 정당 중 2개 정당이 연정을 한다고 해도 정부 구성을 위해서는 의회 내 다른 세력과 손을 잡아야 하는 상황이다.

메리 루 맥도날드 신페인당 대표는 공화당이나 통일아일랜드당과 연정 없이 다른 세력을 규합해 정부 구성을 시도하겠다고 밝혔지만,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평가다.

아일랜드에서는 2016년 열린 총선에서도 두 달 반에 걸친 협상 끝에 정부 구성이 완료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