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국영방송이 9일(현지시간) 공개한 이란혁명수비대 공군 신형 탄도미사일 라아드 -500. 이란국영방송 캡쳐
이란 국영방송이 9일(현지시간) 공개한 이란혁명수비대 공군 신형 탄도미사일 라아드 -500. 이란국영방송 캡쳐
이란이 신형 탄도미사일을 공개했다. 이란이슬람혁명 기념일을 이틀 앞두고 국방력 과시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제재로 외국의 군수 물자와 무기를 들여오기 어려워진 이란이 자체 미사일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분석한다.

9일(현지시간) 알자지라 등에 따르면 이날 이란혁명수비대(IRGC)는 이란 국영TV를 통해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 라아드-500을 공개했다. 라아드는 이란이 2012년 배치한 대공방어체계 명칭으로 '천둥'을 뜻한다.

아미르 알리 하지자데 대공사령관은 이날 이란 국영TV와의 인터뷰에서 “라아드-500은 최대 사거리가 500㎞”이라며 “기존보다 더 가볍고, 더 빠르고 정확한 미사일”이라고 말했다. 이란이 2012년 공개한 기존 지대지 탄도미사일 파테-110의 사거리(300㎞)보다 200㎞ 더 멀리 도달할 수 있다. IRGC는 파테-110은 금속 재질인 반면 라아드-500은 탄소섬유 합성물로 만들어 무게가 절반 가량 줄었다고 밝혔다.

IRGC는 탄도미사일과 함께 미사일 엔진 ‘조헤어’도 공개했다. 기존에 비해 명중력을 높이기 위해 가동식 미사일 노즐을 장착했다. 향후 인공위성 발사를 위한 장치라는 설명이다.
이란 국영방송이 9일(현지시간) 공개한 이란혁명수비대 공군 신형 탄도미사일 라아드 -500. 이란국영방송 캡쳐
이란 국영방송이 9일(현지시간) 공개한 이란혁명수비대 공군 신형 탄도미사일 라아드 -500. 이란국영방송 캡쳐
주요 외신들은 이란이 오는 11일 이란이슬람혁명 기념일을 앞두고 국방력을 대외에 과시하기 위해 신형 미사일을 공개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란은 매년 2월11일에 이란이슬람혁명을 기념한다. 1979년 미국 등 서방과 가깝게 지낸 팔레비 왕정을 축출하고 이슬람 종교주의 정부를 출범한 날이다. 이란은 작년 이란이슬람혁명 기념일을 앞두고는 지하 탄도미사일 제조시설에서 찍은 미사일 생산 과정 동영상을 공개했다.

이란은 9일 인공위성 ‘자파르’도 발사했으나 궤도 진입엔 실패했다. 자파르는 이란과학기술연구소가 자체 개발한 환경 연구용 인공위성이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 정부 등은 이란이 대륙간탄도미사일을 개발하기 위해 인공위성 연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외국에서 전투기 등 공군 장비를 수입할 수 없게 된 이란이 미사일 개발에 힘쓰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란은 미국의 제재로 인해 외국에서 군수 물자나 전략 물자를 들여오는게 매우 어렵다.

사이드 골카 미국 테네시대 정치학과 조교수는 “(미국의) 제재 이후 이란의 공군력은 사우디 아라비아나 터키 등 역내 강국에 비해 확 뒤처졌다”며 “이때문에 국내외에 국방력을 보여주기 위한 수단으로 미사일 체계를 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