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도 높은 행정개혁 예고 의미…정치권·공무원 단체 강력 비판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 정부의 경제 사령탑인 파울루 게지스 경제부 장관이 공무원을 '기생충'에 빗댄 발언을 했다가 곤욕을 치르고 있다.

공무원 사회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선 것은 물론 오는 10월 지방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적절치 못한 발언이었다는 비판이 정치권에서 제기되고 있다.

9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게지스 장관은 지난 7일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한 행사 연설을 통해 행정개혁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공무원들은 안정적인 일자리와 너그러운 연금 혜택을 받고 있고 월급은 물가 상승률보다 훨씬 높게 자동 인상되고 있다"면서 "죽어가는 정부에서 공무원들은 기생충이 돼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게지스 장관은 주(州) 단위 입법부와 사법부에 대한 연방정부의 지원이 의무적으로 이뤄지는 사실에 대해서도 강한 거부감을 표시했다.
브라질 경제장관 '공무원은 기생충' 발언 논란…진화에 안간힘
게지스 장관의 발언은 비대한 공무원 조직과 불합리한 예산 집행이 정부재정을 악화시키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나온 것이다.

이에 대해 공무원 사회에서는 "공무원들에 대한 증오를 부추기는 발언"이라며 불쾌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전국연방경찰협의회(ADPF)는 "공공 서비스를 평가절하하고 국가적인 문제의 책임을 공무원들에게만 돌리려는 의도된 발언"이라며 게지스 장관의 발언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정치권에서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공무원 사회 전체를 적으로 돌릴 수 있는 발언이라며 철회를 촉구했다.

이처럼 반발이 커지자 경제부는 성명을 내 "공무원 업무의 품질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고, 게지스 장관도 발언을 취소하겠다며 물러섰다.

발언 파문 여파로 게지스 장관이 이달 내 의회 통과를 목표로 의욕적으로 추진하려는 행정개혁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도 있다.

행정 개혁은 공무원 수를 전체적으로 줄이면서 기능을 재배치해 효율성을 높이는 한편 월급 체계를 개선하는 내용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공무원의 임금 인상 요구에 대해서도 단호하게 대처할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