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 아프간 관리 "미군과 말다툼한 아프간 병사…탈레반 아니야"
"아프간 병사도 몇명 다친 듯"…사건 배후 자처한 조직 아직 없어

아프가니스탄 동부에서 8일(현지시간) 오후 아프간 군복 차림의 남성이 기관총을 난사해 미군 2명이 숨지고 6명이 부상했다고 미군이 밝혔다.

"아프간 군복 차림 남성, 기관총 난사로 미군 8명 사상"(종합3보)
아프간 주둔 미군 대변인인 소니 레깃 대령은 성명을 통해 "이번 사건은 낭가르하르 지역에서 미군과 아프간 정부군의 합동작전 후 발생했다"며 "아프간 군복을 입은 사람이 기관총을 난사했고, 공격의 원인이나 동기를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고 발표했다.

익명의 아프간 국방부 관리는 "총격범은 미군과 말다툼을 벌였던 아프간 병사이며 (무장반군) 탈레반 침투자는 아니다"라고 말했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반면 낭가하르 지방의원 소흐랍 카데리는 "총격을 가한 범인은 충돌 과정에서 사망했다"며 총격범이 아프간군에 잠입했다고 주장했으나, 어느 단체 소속인지는 밝히지 않았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사건 발생지역 지방정부는 "이번 사건이 잠입자에 의한 고의적인 행동인지, 사고인지 확실하지 않다.

부대끼리의 충돌은 아니었다"고 밝혔다고 AFP통신은 보도했다.

현지에서는 "아프간 특공대원 3명도 다쳤다", "아프간 병사 1명도 다쳤다"는 소식이 전해졌으나 부상자 수가 공식 발표되지는 않았다.

이번 사건의 배후를 자처한 조직은 탈레반과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를 포함해 아무도 없었다.

"아프간 군복 차림 남성, 기관총 난사로 미군 8명 사상"(종합3보)
그동안 아프간에서는 정부군에 의한 미군 사상 사건도 종종 발생했다.

작년 7월에는 아프간 칸다하르 남부에서 미군 2명이 아프간 병사에게 살해당했고, 9월에는 같은 지역에서 아프간 사법경찰이 미군 호송차에 총격을 가해 미군 3명이 부상한 바 있다.

아프간에는 현재 약 1만2천명에서 1만3천명에 이르는 미군이 주둔 중이다.

미연방 아프간재건특별감사관실(SIGAR)은 탈레반의 공격으로 지난해에만 미군 23명이 숨지고 192명이 다치는 등의 인명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했다.

이날 공격은 미국이 2001년 9·11 테러 이후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하면서 시작된 18년간의 전쟁을 종식하기 위해 탈레반과 협상하던 와중에 벌어졌다.

"아프간 군복 차림 남성, 기관총 난사로 미군 8명 사상"(종합3보)
미국 측 협상 대표인 잘메이 할릴자드 아프간 평화협상 미국 특사는 최근 카타르에서 탈레반 측 대표를 만나 평화협정 서명에 앞서 양측이 적대 행위를 줄이는 합의안을 모색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지난 4일 국정연설을 통해 아프간에서 현재 평화협상이 진행 중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한편, 탈레반을 지지하는 파키스탄 내 무장단체 파키스탄 탈레반(TTP)은 핵심 인물이자 부지도자인 셰이크 칼리드 하카니가 지난 1월 31일 '미국의 노예들'과 교전 중 순교했다고 발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