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빙상연맹 회장, 빙상계 잇단 '미투' 의혹 끝에 사퇴
프랑스 빙상계에서 '미투'(권력관계에서 우월한 남성이 이를 악용해 저지르는 성범죄) 의혹 제기가 잇따르자 빙상연맹 회장이 결국 사퇴했다.

8일(현지시간) AFP 통신에 따르면 디디에 가야게 프랑스 빙상연맹(FFSG) 회장은 이날 파리에서 대책회의 후 사퇴 의사를 밝혔다.

그는 "철학과 품위와 함께, 그러나 비통함 없이 사퇴라는 분별 있는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최근 프랑스 빙상계에는 '미투' 의혹이 잇달아 불거졌다.

피겨스케이팅 페어 동메달리스트 사라 아비트볼(44)은 최근 회고록 '그토록 오랜 침묵'에서 자신이 15∼17세였던 1990∼1992년에 당시 코치인 질 베이에르로부터 여러 차례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아비트볼은 프랑스 방송 인터뷰에서 "밤에 곰 인형을 안고 자고 있으면 코치가 손전등으로 깨웠다.

악몽이었다"며, 베이에르 코치의 성폭행은 일주일에 몇차례나 벌어졌다고 폭로했다.

그는 이어 "그때도 끔찍했고 지금도 마찬가지다"라며 "나는 여전히 회복하지 못했고 우울증약을 먹고 있다"고 털어놨다.

이후 다른 선수들도 베이에르와 또 다른 코치에게 미성년자 시절 성폭행 또는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베이에르가 2018년까지 연맹의 간부진으로 활동한 만큼 가야게 회장이 사퇴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지만 그는 "베이에르를 보호한 적이 없다", "대부분의 사건을 열흘 전 언론과 책을 통해 알게 됐다"라고 항변하면서 자리를 지켰다.

그러나 프랑스 정부가 가야게 회장의 사퇴를 계속 압박하자 결국 물러나기로 결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