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확산으로 중국 정부가 연장했던 춘제(설) 연휴가 9일 끝난다. 이를 앞두고 중국 전역에서 인구 대이동이 본격화면서 또다시 비상이 걸렸다. 귀경객이 몰리면서 2차 감염기가 올 수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2주가 우한 폐렴 확산의 최대 고비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연장된 춘제 연휴도 내일 끝나…중국, 2차 확산 '초비상'
춘제 연휴 종료를 이틀 앞둔 7일 베이징 서우두·다싱국제공항과 베이징역 등 중국 주요 대도시 공항과 기차역엔 고향에서 돌아오는 사람이 눈에 띄게 늘었다. 고속도로와 시내 도로 등을 오가는 차량도 시간이 지날수록 늘어났다. 중국 언론은 지난주보다 이동 인구가 20~30% 정도 증가했다며 이번 주말엔 대부분 사람이 일터와 집으로 돌아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오는 10일부터 중국 다수 지역에서 출근이 시작된다. 상무부는 “여러 도시의 생활필수품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지만 공급 상황은 여전히 좋지 못하다”며 “준비된 기업은 조속히 조업을 재개하라”고 지시했다.

중국 정부는 전세기 12대를 동원해 춘제를 맞아 해외에 나갔던 후베이성과 우한 주민 1500여 명을 귀국시켰다. 각국이 중국행 항공편을 취소하거나 줄이자 내놓은 조치다.

주민 복귀와 기업들의 업무 재개로 우한 폐렴 2차 확산 우려가 커지자 각 지방정부는 2단계 대책 시행에 들어갔다. 후베이성 외에 14개 성(省)·시가 도시를 봉쇄하거나 봉쇄에 버금가는 관리 조치를 하고 있다. 저장성 웨칭시는 우한에 이어 두 번째로 도시를 봉쇄했다. 같은 성의 원저우·항저우·닝보·타이저우 등 네 개 도시는 후베이성에 맞먹는 방지책을 내놨다. 이들 도시는 통행증을 발급해 가구당 이틀에 한 번씩 한 사람만 외출을 허가하고 있고 대부분의 공공장소를 폐쇄했다. 베이징시는 우한 폐렴 발생 위험지역을 방문했던 외지인의 베이징 출입을 금지했다.

중국 정부는 우한 폐렴 환자 증가폭이 이틀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고 발표했다. 7일 0시 기준 확진자 수는 3만1161명으로 3143명 늘었다. 4일 3887명 증가에서 5일 3694명 증가에 이어 증가폭이 둔화됐다. 하지만 사망자 수는 늘었다. 전날 70명, 이날은 73명이 숨졌다. 전문가들은 최근 확진 환자 증가 폭이 둔화한 것은 강력한 이동 통제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한국 정부는 우한시 일대 교민들을 데려오기 위한 3차 전세기를 투입하기로 결정하고 막바지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우한 교민을 데려오기 위한 3차 전세기 준비가 상당 부분 진척됐다”며 “시점이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항공사 측과 협의를 거쳐 곧 띄울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내 우한 폐렴이 확산하면서 우한 일대에 거주하던 한국인 701명은 지난달 31일과 지난 1일 두 차례에 걸쳐 정부 전세기로 귀국했다. 하지만 영유아와 어린이, 임신부 등을 포함해 교민과 가족 등 약 200명이 아직 현지에 남아 있다. 후베이성 상황이 호전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 가운데 정부는 추가 귀국 희망자 예비 수요조사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조사 결과를 토대로 투입 일정을 확정할 계획이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