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 심각한 갈등 겪을 필요 없다"…발언 수위 낮춰

터키 에르도안 "시리아군 북서부 진격 허용 않을 것"

시리아 북서부에서 시리아군과 터키군의 무력 충돌이 빚어진 가운데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시리아군의 진격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터키 관영 아나돌루 통신에 따르면 에르도안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방문을 마치고 귀국하는 전용기 안에서 기자들과 만나 "시리아 정부군이 이들립으로 진격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시리아 북서부 이들립 주(州)는 2011년 시리아 내전 발발 이후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이 이끄는 정부군에 맞서온 반군의 마지막 거점이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시리아 정부는 이들립의 무고하고 가여운 사람들을 우리 국경 쪽으로 몰아붙여 시간을 벌려 하고 있다"며 "우리는 시리아 정부가 그 땅에서 입지를 굳힐 기회를 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군을 지원하는 터키와 정부군을 돕는 러시아는 2018년 9월과 지난달 12일 이들립 일대에서 휴전에 합의했지만, 정부군은 반군에 대한 공격을 멈추지 않고 있다.

전날에는 시리아 정부군의 공격으로 양측의 휴전 준수 여부를 감시하기 위해 이들립 지역에 배치된 터키군 병사와 민간인 8명이 사망하자, 터키군이 보복 공격에 나서기도 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시리아군의 공격에 대해 "이는 명백히 휴전 합의를 위반한 것"이라며 "당연히 시리아 정권은 그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알아사드 정권을 지원하는 러시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현 단계에서 러시아와 심각하게 갈등을 겪거나 대립할 필요는 없다"며 "모두 알다시피 우리는 러시아와 매우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전날 보복 공격 직후 러시아를 향해 "터키의 길을 막지 말고 비켜서 있으라"고 한 발언보다 수위를 낮춘 것으로 풀이된다.

터키는 미국의 반대를 무릅쓰고 러시아제 S-400 지대공 미사일을 도입했으며, 쿠르드족이 장악한 시리아 북동부에서 러시아와 공동 순찰에 나서는 등 최근 러시아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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