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부총리 "2주간 수용, 신종코로나 감염자는 없어"…군용수송기 2대 파견

러시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발원지인 중국 우한과 후베이성으로부터 1차로 대피시키는 자국민과 옛 소련권 국가 국민 140여명을 우랄산맥 인근의 튜멘주(州) 격리시설에 수용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정부의 '신종 코로나 유입 및 확산 방지 대책본부' 본부장인 타티야나 골리코바 부총리는 4일(현지시간) 중국에서 철수하는 러시아인 등을 튜멘주의 격리시설로 보내기로 했다면서 "튜멘주가 가장 잘 준비된 지역으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튜멘주는 러시아 내 신종 코로나 확진자 2명(모두 중국인) 가운데 1명이 나온 곳이기도 하다.

"러, 후베이성서 자국민 등 140여명 대피…튜멘주 격리수용"
골리코바는 후베이성으로부터 러시아인과 옛 소련권 경제연합체 유라시아경제연합(EAEU) 회원국 및 우크라이나 국민 등을 포함해 147명을 대피시킬 계획이라면서 현재 러시아 외무부와 중국 주재 러시아 대사관이 명단 작성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 주도로 2015년 출범한 EAEU에는 현재 벨라루스,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아르메니아 등이 참여하고 있다.

대피자 명단에는 러시아인 외에 10명의 벨라루스인, 3명의 카자흐스탄인, 아르메니아인과 우크라이나인 각 1명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모두 튜멘주 격리시설로 보내져 2주 동안 체류하며, 격리 기간이 끝난 뒤엔 외국인들은 원하는 국가로 이송될 예정이다.

골리코바는 "국제 기준에 따라 러시아는 대피한 사람들을 2주 동안 격리시설에 수용할 것"이라면서 "그들을 철저히 관찰할 것이며 두려워할 게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에서 대피하는 사람 중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는 없다면서 "중국 당국은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은 자체 격리 구역에서 나가도록 허용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자국민 등의 수송을 위해 공군 소속 수송기 2대를 중국 후베이성 우한으로 보냈다고 밝혔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러시아가 보낸 군용기는 다목적용 대형 수송기 일류신(IL)-76MD로 최대 150명을 태울 수 있다.

군용기들은 동시베리아 부랴티야 공화국 주도 울란우데의 '바이칼' 국제공항에서 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후베이성에는 우한 300명을 포함해 약 650명의 러시아인이 머무는 것으로 파악된다.

러시아 당국은 이들 중 서둘러 현지를 떠나길 원하는 사람들을 일차적으로 대피시킨다는 방침이다.

안드레이 데니소프 중국 주재 러시아 대사는 아직 중국에 체류하는 모든 러시아인을 대피시킬 계획은 없다고 확인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앞서 지난 1일 신종 코로나 피해가 심각한 중국 내 지역들로부터 러시아인들을 대피시키기 위해 군용기들을 보내라고 자국 공군에 지시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후 5대의 군용기를 투입해 자국민을 대피시킬 계획이라면서 각 군용기에는 군 의료진과 바이러스 전문가들이 탑승할 것이라고 했다.

"러, 후베이성서 자국민 등 140여명 대피…튜멘주 격리수용"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