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 루사 상원 부의장 트위터 글 파문…"부끄러운줄 알라" 비판
이탈리아 극우정치인의 망발…"파시즘 경례로 신종코로나 예방"

중국발 신종 바이러스가 확산일로에 있는 가운데 이탈리아의 한 극우 정치인이 바이러스 감염 예방을 위해 '파시스트식 경례'를 하자는 취지의 제안을 해 빈축을 사고 있다.

4일(현지시간) 일간 라 레푸블리카에 따르면 문제를 일으킨 인물은 이탈리아 극우 정당인 이탈리아형제들(FdI) 소속 상원의원인 이그나치오 라 루사(72)다.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 때인 2008∼2011년 국방부 장관을 지냈고 현재는 상원 부의장으로 재직하고 있는, 우파 진영에선 나름대로 명망있는 정치인으로 꼽힌다.

그는 전날 자신의 트위터에서 "누구하고도 악수하지 마라. 감염되면 치명적이다"라면서 "로마식 경례를 사용해라. 이는 바이러스나 세균 감염을 막는 방법이다"라고 썼다.

이탈리아 극우정치인의 망발…"파시즘 경례로 신종코로나 예방"

로마식 경례는 전방 45도 각도로 팔을 쭉 뻗어서 하는 경례법이다.

파시즘 창시자로 로마제국의 영광에 향수를 가진 것으로 알려진 베니토 무솔리니 통치 시절, 이 경례법이 널리 쓰여 '파시스트 경례'로도 불린다.

독일 나치식 경례와도 유사하다.

이탈리아에선 '반파시즘법'을 통해 이를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지만, 현재도 극우주의자들을 중심으로 공공연히 행해지고 있는 게 현실이다.

현지 정가에선 공당의 정치인이 신종코로나 확산에 대한 대중의 공포심리를 이용해 불법적 경례법을 조장하는 듯한 글을 공개적으로 게시한 데 대해 비판 여론이 강하다.

라 루사 의원도 이를 의식한 듯 문제의 게시물을 곧바로 삭제했으나 이미 소셜미디어네트워크(SNS)에 쫙 퍼진 뒤였다.

이탈리아 극우정치인의 망발…"파시즘 경례로 신종코로나 예방"

이탈리아 연립정부의 한 축인 반체제 정당 오성운동은 라 루사 의원의 해당 포스트가 삭제되기 전 이를 캡처해 공식 소셜미디어에 재포스팅하면서 "다른 말이 필요 없다.

부끄러운 줄 알라"고 일갈했다.

오성운동의 연정 파트너인 중도좌파 성향 민주당의 유대계 하원의원 에마누엘레 피아노도 "신종코로나로 매일 수많은 희생자가 쏟아져나오는 상황에서 상원 부의장이라는 분이 그러한 글을 올렸다는 것은 심각하고 당황스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라 루사 의원은 "SNS 관리인이 (바이러스와 관련해) 부적절한 게시물을 올린 사실을 파악하고 즉시 삭제하라고 지시했다"면서 자신이 직접 써서 올린 게시물이 아니라는 취지로 해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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