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환경운동가 "생전에 협박받아…무단 벌목꾼들 연루 가능성"
멕시코 '나비 지킴이' 환경운동가, 실종 보름 만에 숨진 채 발견
'나비 지킴이' 활동으로 잘 알려졌던 멕시코 환경운동가가 실종 보름 만에 시신으로 발견됐다.

30일(현지시간) 멕시코 일간 엘우니베르살 등에 따르면 멕시코 미초아칸주 검찰은 지난 13일 실종된 오메로 고메스 곤살레스(50)가 전날 숨진 채 발견됐다고 밝혔다.

'제왕나비'를 보호하는 활동을 펼쳐온 고메스는 보름 전 한 회의에 참석한 후 자취를 감췄다.

시신이 발견된 곳은 그가 마지막으로 목격된 곳에서 그리 멀리 떨어져 있지 않은 사유지였다.

검찰은 일단 고메스의 시신에 별다른 외상은 없다며, 정확한 사인을 규명하기 위해 부검을 한다고 밝혔다.

멕시코 '나비 지킴이' 환경운동가, 실종 보름 만에 숨진 채 발견
유족과 환경운동가들은 고메스의 죽음에 무단 벌목 일당 등이 연루돼 있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미초아칸주는 폭력 조직의 강력 범죄가 잦은 지역으로, 유족들은 고메스가 실종 전부터 범죄 조직의 협박을 받았다고 말했다.

제왕나비는 북미 지역에서 수천㎞를 날아와 따뜻한 멕시코 미초아칸 등지에서 겨울을 보내며 번식하는데, 최근 기후변화와 더불어 무단 벌목 등으로 서식지를 위협받고 있다.

나비 보호구역을 운영하는 고메스는 제왕나비가 머물 수 있는 소나무와 전나무 등을 보호하기 위한 노력을 적극적으로 펼쳐 왔다.

동료 환경 운동가인 오메로 아리디스는 AP통신에 "환경 보호를 위해 애쓰는 사람들이 계속 납치되거나 살해되면 누가 멕시코의 환경을 지키겠는가"라며 고메스의 의문스러운 죽음을 개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