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깜짝 실적'…베이조스 재산 15분 만에 15.7조원 불었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이 작년 4분기 ‘깜짝 실적’을 거뒀다. 당일 배송(one-day shipping)을 이용하는 프라임 멤버(아마존 유료회원)가 1억5000만 명을 넘어서면서 매출이 크게 증가한 덕분이다. 아마존 주가는 30일(현지시간) 시간 외 거래에서 12% 급등해 시가총액이 1조달러를 돌파했다. 세계 최대 부호인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 재산은 이날 132억달러 늘어난 1295억달러(약 153조8000억원)로 추산됐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작년 4분기 아마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1% 증가한 874억4000만달러(약 103조9000억원)로 집계됐다. 금융정보 제공업체 리피니티브의 컨센서스인 860억2000만달러를 웃돈다.

지난해 4분기 순이익은 32억7000만달러로 8% 늘었다. 주당 6.47달러인 순이익도 시장 전망치(주당 4.04달러)의 1.6배 수준이다.

이 같은 실적은 작년 6월부터 시행한 당일 배송 서비스가 성공적으로 안착한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미국 투자은행 레이먼드 제임스의 아론 케슬러 애널리스트는 “아마존은 당일 배송을 통해 온라인 쇼핑의 최대 약점인 느린 배송 시간을 극복했다”고 말했다.

아마존은 물류 서비스망 구축에 비용을 쏟아부으면서 작년 3분기 2년 만에 처음으로 순이익이 감소했다. 4분기에도 아마존의 글로벌 배송 비용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43% 늘었다.

하지만 물류·인건비 부담을 상쇄하고도 남을 만큼 더 많은 고객을 끌어들이는 데 성공했다. 아마존의 프라임 멤버는 작년 4분기 1억5000만 명을 넘어섰다. 프라임 멤버는 연간 119달러를 내고 무료로 당일 배송 서비스를 이용한다. 미국 전국소매협회에 따르면 작년 말 휴일 온라인 판매는 15% 늘었다. 반면 아마존의 경쟁사인 메이시스, JC페니, 콜스 등 오프라인 판매점들은 같은 기간 판매량이 감소했다.

클라우드 사업 부문인 아마존웹서비스(AWS) 매출도 지난해 4분기 34%가량 증가한 99억5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다만 성장세는 예년보다 둔화됐다는 평가다. AWS는 매 분기 40% 이상 매출이 증가한 고성장 사업부였다. AWS는 작년 미국 국방부가 추진하는 100억달러 규모의 ‘제다이(JEDI·합동방어인프라)’ 프로젝트를 수주하는 데 실패했다.

작년 4분기 실적이 발표된 후 아마존 주가는 이날 시간 외 거래에서 12% 급등했다. 시총은 1조달러를 돌파했다. 시간 외 종가 기준으로 아마존은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구글에 이어 ‘시총 1조달러 클럽’에 들어가는 네 번째 미국 기업이 됐다.

베이조스 CEO의 재산도 주가 급등과 함께 132억달러나 불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미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베이조스 CEO가 장 마감 후 15분 만에 자신의 재산에 132억달러를 추가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주가 상승분을 포함하면 베이조스 CEO의 자산가치는 1295억달러가 된다.

올 1분기 실적엔 중국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이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다. 브라이언 올사브스키 아마존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날 “(우한 폐렴을) 매우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