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와이파이(WIFI) 기술특허를 침해한 혐의로 1조원에 달하는 손해배상금을 낼 위기에 처했다.

2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은 미국 로스앤젤레스법원 배심원단이 이날 애플과 미국 반도체업체인 브로드컴에 각각 8억3780만달러(약 9900억원)와 2억7020만달러(3200억원)의 특허권 침해 배상금을 지급하라고 평결했다고 보도했다.

애플과 브로드컴에 내려진 평결액 총 11억90만달러는 특허권 침해와 관련한 배심원 평결로는 올해 최대, 역대 여섯 번째로 큰 규모라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애플과 브로드컴은 미국 캘리포니아공과대(칼텍)가 갖고 있는 와이파이 기술과 관련한 특허를 침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칼텍은 아이폰 수억 개를 포함해 아이패드, 애플워치, 컴퓨터 등 애플의 주력 제품에 사용된 브로드컴 부품이 자신들이 보유한 무선 데이터 송신장치와 관련한 다수의 특허를 침해했다며 2016년 두 회사에 소송을 제기했다.

애플과 브로드컴은 칼텍의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으며 설령 침해했다고 해도 칼텍이 입은 피해는 크지 않다는 주장을 펴왔다. 애플의 주요 부품업체인 브로드컴은 지난해 매출의 20%가량이 애플에서 나왔다. 지난주에는 애플에 150억달러 규모의 반도체칩을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다.

칼텍은 “비영리 고등교육기관으로서 앞으로도 지식재산권을 보호하는 데 앞장설 것”이라며 이번 평결을 환영했다. 애플과 브로드컴은 즉각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정영효 기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