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 버핏 '언론 재벌' 포기…보유 신문사 31곳 매각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40여 년 만에 신문사업을 완전히 포기했다고 미국 언론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일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버크셔해서웨이는 이날 31개 신문사를 미국 출판사 리 엔터프라이즈에 매각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매각 금액은 1억4천만 달러(약 1천650억원)다.

버핏은 1977년 뉴욕의 일간지인 버펄로 뉴스를 인수한 데 이어 지난 10여년간 수십 개 신문사를 추가로 사들여 언론 재벌화하는 움직임을 보여왔다.

그는 2012년 본인 소유의 신문사에 보낸 서한에서 "신문 중독자"를 자칭하기도 했다.

하지만 버핏은 디지털 중심으로 뉴스 시장이 재편되면서 종이신문 광고 매출이 급감하자 최근 신문사업 미래에 비관적인 입장으로 돌아섰다.

작년 4월 야후 파이낸스와의 인터뷰에선 NYT와 월스트리트저널(WSJ), 워싱턴포스트(WP) 등 대형 신문을 제외한 나머지 신문이 "사라질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실제 미국에선 2004년 이후 전체 신문사의 20%가 문을 닫았고 관련 일자리의 47%가 사라졌다.

이런 현상에 대한 일반 시민의 인식도 높지 않다.

퓨 리서치의 2018년 설문 조사에서 미국 성인의 71%는 지역 뉴스 공급망이 재정적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버핏은 "다른 어떤 조직도 리 엔터프라이즈만큼 고품질의 지방 뉴스 제공에 신경 쓰지 않는다"면서 리 엔터프라이즈를 매수 주체로 선정한 배경을 설명했다.

다만, 버핏은 투자의 귀재란 별명답게 리 엔터프라이즈에 연 9%의 이자로 5억7천600만 달러(약 6천800억원)를 빌려줘 신문사업을 포기하는 와중에도 이익을 최대한 끌어내는 모습을 보였다고 NYT는 평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