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상원 탄핵심판의 최대 변수로 떠오른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 대해 "(북핵 문제 등에 대해)그의 말을 들었다면 우린 지금 6차대전 중일 것"이라고 비난했다. '우크라이나 스캔들'과 관련해 볼턴의 신뢰성을 깎아내리기 위해 한 말이지만, '6차대전'을 거론한건 뜬금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윗에서 "수년 전 유엔 대사 인준을 받지 못했고, 그 이후 어떤 자리에도 인준을 받을 수 없었던 그 사람은 나에게 상원 인준이 필요 없는 자리를 '구걸했다'"며 "많은 이들이 '그렇게 하지 마시라'라고 했지만 나는 그에게 그 자리를 줬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그 자리를 얻고, TV에서 리비아 모델을 말하는 실수를 했고, 많은 판단 착오를 해서 해고됐다"며 "왜냐면 솔직히 그의 말을 들었다면 우리는 지금 6차대전을 겪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런 그가 해고된뒤)나가자마자 곧바로 형편없고 사실이 아닌 책을 쓰고 있다. 모두 국가안보로 분류돼 있다"며 "누가 이렇게 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말한 '그 사람'은 볼턴이다. 볼턴은 2005년 조지 W.부시 행정부에서 유엔 주재 미 대사로 지명됐을 당시 민주당은 물론 집권 공화당 일부에서도 반대 의견이 나오면서 임명 과정이 순탄치 않았다.

6·12 1차 미·북정상회담 전인 2018년 4월말엔 북한 비핵화 방식과 관련해 북한이 혐오하는 '리비아 모델'을 거론해 북한의 반발을 샀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중에 볼턴을 경질한 뒤 리비아 모델을 "매우 큰 잘못"이라고 공개적으로 비난했다. 반면 볼턴은 해임 후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정책을 실패로 규정하며 트럼프 대통령과 각을 세웠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트윗은 볼턴의 상원 증언 가능성이 거론되는 가운데 나왔다. 볼턴주장의 신뢰성을 깎아내리기 위한 차원이다. 곧 출간될 볼턴의 회고록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원조를 보류한 배경과 관련, 트럼프 대통령에게 불리한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