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로코계 주인이 운영하는 주점서 범행…극우주의자 소행 추정
홀로코스트 추모일에…이탈리아서 독일 나치 문양 낙서 발견돼
독일 나치의 유대인 대학살(홀로코스트) 무대인 아우슈비츠 강제수용소 해방 75주년을 기념하는 시점에 이탈리아에서 극우주의자의 소행으로 보이는 나치 문양 낙서가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7일(현지시간) ANSA 통신에 따르면 전날 밤 이탈리아 북부 브레시아 인근에 있는 한 주점에 괴한이 침입해 바닥에 나치 상징 문양인 '스와스티카'와 흑인 여성을 비하하는 '네그라'(Negra)라는 글자를 휘갈기고 도망갔다.

아프리카 모로코 출신의 주점 주인은 27일 아침 주점 유리창이 깨져 있고 내부가 난장판이 돼 있는 것을 보고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다.

그는 "무섭고 당혹스럽다.

주점 운영을 재개할 수 있을지도 잘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특히 큰 소란이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 범행 시점에 이웃 주민 누구도 이 일에 귀를 기울이고 신고하지 않았다는 것에 충격을 받았다고 토로했다.

그는 과거에도 종종 손님들로부터 모욕과 위협을 당한 적이 있다고 한다.

현지 언론은 괴한이 인종차별을 넘어 나치를 노골적으로 추종하는 행위를 했다는 점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파시즘 창시자인 베니토 무솔리니에 의해 제2차 세계대전에 휘말려 들어가 큰 피해를 본 이탈리아에서는 파시·나치즘을 찬양·추종하는 행위를 범죄로 보고 처벌한다.

특히 이번 일이 홀로코스트가 발생한 비극의 장소인 아우슈비츠 강제수용소 해방 75주년 기념일(1월 27일)을 앞둔 시점에 발생해 현지 사회의 경각심을 고조시켰다.

경찰은 인종차별에 기반한 극우주의자의 소행으로 보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최근 들어 반유대주의 사건이 부쩍 증가하는 추세인 이탈리아에선 지난 주 한 저명한 홀로코스트 생존자의 후손이 거주하는 집 현관문에 누군가가 독일어로 'Juden hier'(여기 유대인이 있다는 의미)라는 글자를 새겨놔 분노를 촉발하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