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와 갈등 중국인들도 SNS 추모물결…야오밍이 회장 맡은 中농구협회는 침묵
'농구전설 코비 사망'에 각국 언론도 애도…"어떻게 이런 일이"
미국 프로농구(NBA)의 전설 코비 브라이언트가 26일(현지시간) 헬기 추락사고로 41세의 짧은 생을 마감하면서 세계 스포츠계에 애도의 물결이 일고 있다.

다만, NBA가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중국에서는 농구협회가 입장 표명을 하지 않아 홍콩 시위 지지 논란으로 촉발된 NBA와의 갈등이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추측을 낳고 있다.

27일 AFP 통신에 따르면 미국과 유럽 주요 매체와 스포츠지, 주요 언론인들은 브라이언트의 때 이른 죽음을 안타까워하는 글과 기사를 잇달아 게재했다.

미국 스포츠 주간지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는 홈페이지에 브라이언트의 흑백 사진과 함께 지금껏 그와 관련해 보도했던 모든 기사의 제목을 실었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의 유명 스포츠 칼럼니스트 빌 플라스키는 "난 지금 비명을 지르고 하늘을 저주하며 키보드 위에 눈물을 쏟고 있다.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느냐"면서 고통스러운 감정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소속 스포츠 칼럼니스트 제이슨 게이는 브라이언트를 추모하는 별도의 칼럼에서 "그는 현대 스포츠 리더의 화신과 같았다"고 적었다.

이 밖에 뉴욕타임스(NYT)도 홈페이지에 브라이언트의 생전 업적과 관련한 장문의 프로필을 그가 2003년 호텔 직원을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가 이후 사건이 취하된 것과 함께 소개했다.

유럽과 아시아 등 여타 지역에서도 브라이언트의 죽음을 애석해하는 마음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농구전설 코비 사망'에 각국 언론도 애도…"어떻게 이런 일이"
이탈리아 일간 '라 가제타'는 그가 헬기 사고로 숨졌다는 소식을 전하는 기사에 '비극'(La Tragedia)이란 제목을 붙였다.

그러면서 젊은 시절 이탈리아에서 농구를 하는 브라이언트의 모습이 담긴 동영상을 공개했다.

또 '코리에레 스포츠 데일리'는 그가 AC 밀란의 팬이었다고 소개하는 등 이탈리아 매체들은 자국과의 인연을 강조하는 모습을 보였다.

브라이언트가 10대 시절 머물렀던 프랑스의 스포츠 매체 '레킵'은 브라이언트의 죽음을 전하는 데 무려 9페이지를 할애했다.

스페인 스포츠 잡지 '마르카'와 호주 시드니 모닝 헤럴드 등도 브라이언트가 남긴 업적을 기리는 기사를 실었다.

농구의 인기가 높은 중국에서도 전설적 스타의 비극적 사고는 주요 뉴스로 다뤄졌다.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 올려진 관련 소식은 17억 차례 이상 열람됐고 소셜미디어에는 고인을 추모하는 글이 쇄도했다.

NBA에서 활동했던 중국 농구선수 리젠롄도 웨이보에 올린 글에서 브라이언트가 자신에게 끈기의 중요성을 가르쳐줬다면서 "언제까지나 당신을 기억하겠다"고 적었다.

'농구전설 코비 사망'에 각국 언론도 애도…"어떻게 이런 일이"
하지만 브라이언트와 함께 NBA에서 한 시절을 풍미했던 농구 스타 야오밍이나 그가 회장을 맡은 중국농구협회는 아직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중국 당국은 NBA의 홍콩 시위 지지 논란 이후 NBA와 불편한 관계를 이어왔다.

NBA 휴스턴 로키츠의 대릴 모레이 단장이 작년 10월 홍콩 시위에 대해 지지를 표명하자 중국 국영방송은 NBA 경기 중계를 중단했고, 중국 기업들도 NBA에 대한 후원 중단을 선언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