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창업한 지 320년이나 흐른 백화점이 문을 닫았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 북서부 야마가타(山形)현에 있는 전통 백화점인 오누마(大沼)가 27일 관할 지방법원에 파산을 신청했다.

파산 신청서 상의 부채총액은 약 25억엔(약 266억원)으로 알려졌다.

이 백화점은 전날 영업을 종료한 뒤 야마가타시(市) 본점을 포함해 총 3개 점포를 폐쇄했다.

'창업 320년' 일본 지방백화점 '오누마' 파산 신청
에도(江戶)시대인 1700년 창업한 오누마는 일본에서 마쓰자카야(松坂屋), 미쓰코시(三越)에 이어 3번째로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전통 백화점이다.

그러나 오누마는 2000년대 들어 인터넷을 기반으로 하는 온라인 유통업계의 급속한 성장과 지역 소비 경기의 위축 등으로 경영난을 겪었다.

1993년 2월 결산 기준으로는 연간 매출이 196억엔(약 2천94억원)에 달했지만 2001년에는 143억엔대로 주는 등 적자 구조가 굳어졌다.

오누마는 결국 2018년 4월 투자펀드의 도움을 얻어 경영재건 작업에 착수했다.

하지만 기존 백화점 간부와 펀드 출신 사장 간의 갈등으로 경영재건이 표류한 영향으로 작년 8월에는 핵심 점포인 야마가타현 남부의 요네자와(米澤)점을 닫기도 했다.

오누마 백화점 본점 인근에 거주하는 한 주부(65)는 "야마가타현을 대표하는 것이 오누마였다"면서 "어릴 때부터 드나든 곳인데 (문을 닫아) 안타깝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지역 주민들에게 오누마 백화점 물건 사주기를 호소해 왔던 사토 다카히로(佐藤孝弘) 야마가타 시장은 "놀랍고도 아쉬움이 크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파산 신청으로 오누마가 발행한 '전국백화점 공통상품권'은 사용할 수 없게 됐다고 요미우리신문이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