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 최다정파 지도자 알사드르, 반정부 시위 지지 철회

이라크 군경이 25일(현지시간) 바그다드와 남부 도시 바스라 등에서 넉 달째 이어지는 반정부 시위대의 근거지를 강경하게 와해하는 작전을 시작했다고 주요 외신들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라크 군경은 이날 새벽 반정부 시위의 중심지인 바그다드 도심 타흐리르 광장에 설치된 시위대의 천막과 물품 창고 등 임시 시설을 급습해 강제로 철거했다.

바그다드시 공무원들이 부서진 시설을 치우고 광장을 청소하는 모습도 목격됐다.

이라크, 대규모 반미집회 뒤 반정부 시위대 강경 진압

바그다드 시내 주요 도로와 다리에서 연좌 농성을 벌이던 반정부 시위대도 군경의 강력한 진압 작전에 해산돼 이날 오전 차량 통행이 재개됐다.

이라크 군경은 시위대의 정부 청사 접근을 막으려고 쌓은 콘크리트 바리케이드를 치웠다.

AFP통신은 타흐리르 광장 부근에서 총성이 들렸다고 보도했다.

바그다드뿐 아니라 반정부 시위가 활발했던 바스라, 힐라, 디와니야 등 이라크 남부 도시에서도 반정부 시위대의 천막이 철거됐다.

바스라의 시위대 텐트는 불에 타기도 했다.

현지 언론들은 이라크 당국이 반정부 시위를 끝내기 위한 작전을 개시했다고 해석했다.

이라크, 대규모 반미집회 뒤 반정부 시위대 강경 진압

이라크 당국의 이런 조처는 전날 바그다드에서 열린 대규모 반미 집회 직후 이뤄졌다.

이라크 의회에서 최다 의석을 확보한 알사이룬 정파를 이끄는 무크타다 알사드르가 주도한 이 집회에는 시민 수십만명이 모여 미군 철수를 촉구했다.

알사드르는 반외세 민족주의 성향이 강한 정치인이자 성직자로, 반정부 시위 초기에는 이들을 지지했었으나 이날 반미 집회를 전환점으로 지지를 공식적으로 철회했다.

알사드르는 트위터를 통해 낸 성명에서 "타흐리르 광장의 시위대 중 의문스러운 이들에 실망과 유감을 표한다.

처음엔 그들이 신의 뜻에 따라 이라크를 지지한다고 생각했지만 외국에서 돈을 받은 도구라는 점을 알게 됐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반정부 시위대에 참여한 자신의 지지 세력에게 즉시 철수하라고 지시했다.

AP통신은 25일 바그다드 타흐리르 광장에서 알사드르의 지지자들이 군경에 합세해 반정부 시위대의 시설을 철거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10월 1일 부패 청산과 경제난 해결을 요구하며 시작한 반정부 시위는 총리와 대통령이 사임하면서 조기 총선과 새 정부 구성을 눈앞에 뒀었다.

그러나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까지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충돌이 이라크에서 격화하고 이라크 내 친이란 세력을 중심으로 반미 여론이 득세하자 반정부 시위의 위세가 급격히 위축됐다.

지난 넉 달 간 반정부 시위 과정에서 군경의 발포 등으로 시민 450여명이 숨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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