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청 수락하면 외교관 면책특권 무력화될 것" 주장
영국 "매우 실망…다른 방안 검토"
미국, '역주행' 사고 외교관부인 영국 인도 요청 거절

영국에서 역주행 교통사고를 낸 뒤 면책특권을 내세우며 귀국한 미국 외교관 부인을 인도하라고 영국 정부가 요청했지만 미국 정부가 이를 거절했다.

24일(현지시간) BBC 방송에 따르면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전날 저녁 영국 정부에 이메일을 보내 미국 외교관의 아내 앤 사쿨러스에 대한 범죄인 인도 요청을 정식으로 거절했다.

영국에 파견된 미 정보기관의 아내 사쿨러스는 지난해 8월 27일 영국 중부 노샘프턴셔 크러프턴 공군기지에서 SUV 차량을 몰고 역주행하다 오토바이에 탄 영국인 해리 던과 충돌했다.

던은 사고 후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목숨을 잃었다.

사쿨러스는 사고 현장에서 책임을 인정하고 경찰 조사에 협력할 것을 약속했지만 외교관 면책특권을 주장하면서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돌아가 버렸다.

이에 영국 검찰은 지난달 사쿨러스를 난폭운전 등의 혐의로 기소한 뒤 미국 정부에 정식으로 범죄인 인도를 요청했다.

미 국무부는 성명에서 "이번 사고에 연루된 미국인은 사고 발생 당시와 영국 체류 기간 면책특권을 보유했다"라며 "영국의 인도 요청을 받아들인다면 이는 외교관 면책특권을 실질적으로 무력화하면서 매우 문제가 있는 전례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영국 내무부 대변인은 "정의를 부인하는 미국 정부의 결정에 매우 실망했다"며 "우리가 가진 다른 방안을 시급히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족의 변호인은 이런 미국 정부의 결정을 예상했다며, 폼페이오 장관이 범죄인 인도 요청 거절과 관련해 아무런 이유를 제시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미국과 영국 간) '특별한 관계'에서 가장 어두운 시기 중 하나"라고 말했다.

사쿨러스는 영국 검찰이 기소 결정을 내렸지만 자발적으로 영국에 돌아가지 않겠다고 했고, 그의 변호인은 던의 죽음이 사고였던 만큼 사쿨러스에 대해 최대 14년형을 부과할 수 있는 형사소추를 진행하는 것은 비례적이지 않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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