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겨울 평균 기온이 예년을 웃도는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눈 축제 취소, 스키장 폐쇄 등으로 타격을 받는 일본 지방자치단체가 속출하고 있다.

23일 NHK에 따르면 풍부한 적설량과 고시히카리 쌀로 유명한 니가타현 미나미우오누마시는 다음달로 예정한 눈 축제를 취소했다. 따뜻한 날씨로 눈이 오지 않아서다. 70년 역사의 이 눈축제가 취소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적은 적설량 때문에 한겨울인데도 개장을 하지 못하는 스키장도 속출하고 있다. 스키장 이용객에 대한 경제의존도가 높은 효고현 일부 지자체는 스키장 폐쇄로 어려움을 겪는 지역 숙박업소와 식당 등을 위해 업소당 300만엔(약 3300만원)의 긴급지원금을 편성했다. 이 지역 숙박업소들은 지원금에 힘입어 하루 숙박료를 2000엔 낮추고 스키 외에 ‘온천과 먹거리를 즐길 수 있다’는 홍보에 나서기로 했다.

농가도 울상이다. 가나가와현에서는 출하규격 이상으로 자라 처분하는 무의 양이 예년의 일곱 배 이상 늘었다. 서리가 내린 날이 거의 없어 무 크기가 평년의 두 배가량 커졌기 때문이다. 한 상자에 800엔이던 출하가격도 600엔 수준으로 떨어졌다. 농림수산성에 따르면 올해 전국 양상추 출하가격은 예년의 35%로 하락했다. 양배추와 무 가격은 각각 34%, 20% 내렸다.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달 23일부터 30일간 일본 주요 지역의 평균기온은 예년보다 2도 이상 높았다. 후쿠이현과 돗토리현이 2.8도, 오사카 2도, 도쿄 도심은 1.4도 따뜻했다.

반면 골프장과 골프용품 업계는 특수를 누리고 있다. 기온이 예년보다 높고 눈이 내리지 않아 겨울에도 영업하는 골프장이 늘어서다.

정영효 기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