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지펀드 업계에서 수익률이 가장 뛰어난 헤지펀드 매니저 20명이 지난해 주식시장과 채권시장 호조에 힘입어 10년 만에 최대인 593억달러(약 69조원)를 벌어들였다.

에드먼드 드 로스차일드 그룹이 운용하는 재간접펀드(펀드 오브 헤지펀드) LCH인베스트먼트는 "2019년 헤지펀드 업계 전체가 1780억달러의 수익을 냈다"며 21일 이 같이 발표했다. 런던 소재 헤지펀드 TCI의 크리스토퍼 혼과 론 파인의 스티브 맨들 등 두 펀드매니저가 상위 20위 펀드매니저들이 벌어들인 수익의 30% 이상을 벌어들였다. 론 파인 전체는 332억달러의 수익을 내 헤지펀드 순위가 7위에서 4위로 올랐다. 84억달러를 번 TCI도 2년 만에 상위 20위에 복귀했다.

주식시장 급락으로 2018년 한 해 동안 410억달러(-4.8%)의 손실을 봤던 헤지펀드 업계의 투자성적표가 급반전했다. 런던 소재 이거튼캐피털의 존 아미티지 펀드매니저는 주식시장에서만 50억달러의 수익을 낸데 힘입어 20위 안에 올랐다.

반면 하락장을 전망한 헤지펀드들의 성적은 부진했다. 1600억달러의 운용자산(AUM)을 굴리는 브리지워터는 연초 채권 수익률 상승(채권가격 하락)에 베팅했다가 입은 손실을 회복하지 못했다. 2018년 수익률이 14.6%에 달했지만 지난해에는 대표 펀드인 퓨어 알파가 거의 보합 수준의 성적을 냈다. 캑스턴 어소시에이트와 투 시그마도 20위권 밖으로 밀렸다.

일부 대형 헤지펀드는 마우리치오 마크리 아르헨티나 대통령의 선거 패배로 손실을 입기도 했다. 선거 이후 아르헨티나 주식과 페소 가치가 폭락하면서 크리스핀 오디는 지난해 마이너스를 냈다. 이머징마켓 투자 전문인 오토노미캐피털과 글렌포인트캐피털도 손실을 봤다.

헤지펀드의 투자실적이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주식시장에 비하면 부족한 수준이다. 시장 조사업체 HFR에 따르면 지난해 헤지펀드 업계의 평균 수익률은 10.4%로 10년 만의 최고치였지만 스탠더드앤푸어스500지수 상승률인 31.5%에는 크게 뒤졌다.

LCH는 처음으로 수익률 상위 20위의 매니저들의 기부 및 자선활동 현황도 조사했다. '톱20' 헤지펀드 매니저들은 총 625억달러를 기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속 헤지펀드가 벌어들인 전체 운용보수의 45%에 달하는 액수다.

정영효 기자 hugh@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