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상원의 탄핵 심리가 21일(현지시간) 시작되는 가운데 탄핵을 주장하는 하원 민주당 소추위원들과 트럼프 변호인단 사이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탄핵을 주장하는 민주당과 트럼프 변호인단, 공화당 상원의원은 증인 채택과 심리 기간 등을 놓고 첫날부터 격돌할 전망이다. 현재 민주당은 새로운 증인과 증거를 채택하자고 주장하고 있고, 상원을 장악한 공화당은 기존 조사 내용을 갖고 판단해야 한다고 일축하고 있다.

20일 워싱턴포스트(WP)와 블룸버그통신 등 미 언론에 따르면 지난 16일 탄핵심판 절차를 개시한 상원은 21일 오후 1시 심리를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이와 관련 상원은 심리에 앞서 낮 12시30분 회의를 소집하고, 공화당의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가 간단한 연설을 진행할 예정이다.

심리가 시작되면 매코널 원내대표는 1999년 빌 클린턴 대통령 탄핵심판 당시 규칙을 현 상황에 맞게 보완한 탄핵심판 운영에 관한 결의안을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상원은 또 추가 증인을 부를지, 추가 증거 서류를 요구할지 등도 결정할 전망이다. 민주당이 더 많은 증인과 증거를 요구하는 수정안을 제시할 경우 몇 시간 토론이 이어질 가능성도 점쳐진다.

현재 예정된 증인은 없는 상태지만 새로운 증인 채택 여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이와 관련 민주당은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 멀베이니의 보좌관인 로버트 블레어, 마이클 더피 백악관 예산관리국(OMB) 국가안보 프로그램 담당 부국장 등 4명의 증인 채택을 요구했다.

사업가 레프 파르나스도 불러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변호사인 루디 줄리아니의 측근으로, '우크라이나 스캔들' 진행 상황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정확히 알고 있다"고 주장한 인물이다.

탄핵심판은 존 로버츠 대법원장이 '재판장'을 맡아 주재하고, 하원 소추위원은 '검사' 역할을 맡고 상원의원은 '배심원'으로 활동해 유·무죄 판단을 내린다.

21일 시작되는 심리는 소추위원들이 탄핵 필요성을 주장하고 대통령의 위법행위 증거를 제시하며, 대통령 변호인단은 이에 맞서 변론하는 형태로 진행되고, 혐의 설명과 변론에 각각 2~3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권력 남용과 의회 방해 혐의로 헌법상 탄핵소추를 당했고, 이와 관련 트럼프 변호인단은 탄핵소추 혐의는 '정치적 성격'이라며 이는 헌법에 규정된 탄핵 요건인 형사상 중범죄가 아니기 때문에 탄핵될 수 없다는 논리로 맞서고 있다.

한편, 탄핵 심리를 앞툰 트럼프 대통령은 전 국민이 다 알만한 '스타 변호인단'을 꾸렸다. 변호인단에는 팻 시펄로니 백악관 법률고문과 트럼프 개인 변호사인 제이 세큘로우를 주축으로 케네스 스타·로버트 레이 전 특별검사와 앨런 더쇼위츠 전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 등이 포함됐다.

케네스 스타 전 특검은 1998년 '모니카 르윈스키 스캔들'을 수사해 클린턴 전 대통령을 탄핵 위기로 몰았고, 로버트 레이 전 특검은 그를 이어 클린턴 부부의 부동산 투자 관련 의혹인 '화이트워터 스캔들' 등에 대한 수사를 마무리한 인물이다.

또 헌법 전문가인 더쇼위츠 전 교수는 '아내 살해' 혐의로 기소된 미식축구 스타 오제이 심슨과 미성년자 성범죄로 수감 도중 자살한 제프리 엡스타인 등을 변호하며 유명세를 탔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