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대 '77만4천년 전~12만9천년 전' 사이…국제지질과학연합 결정

지금까지 특별한 명칭이 없던 신생대의 한 지질시대가 앞으로 일본 지명인 지바(千葉)로 불리게 됐다.

일본 간토(關東) 남동부에 위치한 지바는 수도 도쿄 동쪽에 인접한 현(한국의 도에 해당)의 이름으로, 일본 최대 관문인 나리타(成田) 공항을 끼고 있다.

18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국제지질과학연합은 전날 한국 부산에서 열린 이사회에서 신생대(新生代)에 포함되는 77만4천년 전에서 12만9천년 전 사이의 기간을 '지바니언'(지바시대)으로 부르기로 결정했다.

지바현 이치하라(市原)시에 있는 지층이 이 시대의 시작을 명확히 보여준다고 판단해 일본 측이 제안한 지바니언을 해당 지질시대의 이름으로 채택한 것이다.

일본 지명 '지바'로 불리는 지질시대 생긴다
아사히는 이사 10명이 참여한 투표에서 60% 이상 찬성으로 가결됐다며 지질연대에 일본 지명을 붙인 것은 처음이라고 전했다.

약 46억년 전에 탄생한 지구는 대규모 기후변화나 생물 멸종 등에 따라 지질시대가 구분되는데 지금까지는 유럽 지명에서 유래한 것이 많다.

일례로 공룡이 살던 때인 중생대 쥐라기(紀)는 프랑스와 스위스 국경의 산맥 이름이고, 고생대의 캄브리아기는 영국 지명에서 따온 것이다.

지질시대 경계가 가장 명확하게 드러난 지층은 지바처럼 국제표준지로 인정되는데, 현재 이런 곳이 100개가량 된다고 한다.

일본 지명 '지바'로 불리는 지질시대 생긴다
아사히신문은 일본 국립극지연구소와 이바라키(茨城)대 연구팀 등의 설명을 근거로 지바현 이치하라시 지층은 자기 방향이 바뀌어온 지구의 N극과 S극이 약 77만년 전 마지막으로 역전된 흔적을 뚜렷하게 보여 준다고 설명했다.

아사히는 이런 지층이 이탈리아에도 있지만 심사 단계에서 이치하라 지층이 지질시대를 구분하기에 한층 더 명료하다는 결론이 내려졌다고 전했다.

일본 언론은 이치하라 지층의 지질조사 작업을 이끌어온 오카다 마코토(岡田誠) 이바라키대 교수를 인용해 "지구사에 일본의 이름을 새길 수 있게 됐다"고 일제히 의미를 부여했다.

일본 지명 '지바'로 불리는 지질시대 생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