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0일 휴전안 제시"…아프간 정부는 부정적 반응
탈레반, 미국에 일시 휴전 제안…"평화협상에 탄력 전망"
아프가니스탄 무장반군조직 탈레반이 미국 측에 일시 휴전을 제안했다고 외신과 현지 매체가 소식통을 인용해 17일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탈레반은 지난 15일 오후 카타르 도하에서 미국 측에 7∼10일가량의 휴전을 제안했다.

도하는 탈레반의 대외 창구 역할을 하는 정치사무소가 있는 곳이다.

탈레반의 제안은 평화협상을 이끌어온 잘메이 할릴자드 아프간 평화협상 관련 미국 특사에게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미국과 탈레반은 아직 공식 입장을 발표하지는 않았다.

탈레반과 미국의 지원을 받는 아프간 정부군은 2018년 6월에도 사흘간 휴전다.

이번 휴전이 성사되면 2001년 아프간 전쟁 발발 이후 두 번째가 되는 셈이다.

외신들은 탈레반의 휴전 제안에 따라 미국과 탈레반 간의 평화협상도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탈레반, 미국에 일시 휴전 제안…"평화협상에 탄력 전망"
2018년 중반부터 협상에 나선 양측은 지난해 9월 미군 일부 철수 등의 내용이 담긴 평화협상 초안까지 마련했지만, 정식 서명에는 실패했다.

이어 협상까지 중단됐다.

탈레반의 차량 폭탄 공격으로 미군 사망자가 나오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협상이 죽었다"고 선언하면서다.

이후 양측은 지난달 7일 도하에서 다시 만나기 시작한 상태다.

하지만 아프간 정부는 탈레반의 제안에 대해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드러냈다고 현지 톨로뉴스는 보도했다.

살람 라히미 평화 문제 담당 부장관(공식 명칭은 국무장관)은 "탈레반은 아프간 정파 간 대화에 앞서 (완전한) 휴전에 먼저 동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탈레반은 그간 아프간 정부는 미국의 꼭두각시라며 직접 협상을 거부해왔다.

이에 아프간 정부는 미국-탈레반 간 평화협상 테이블에도 끼지 못한 상태다.

탈레반은 2001년 미국에 의해 정권에서 밀려났지만 이후 세력을 회복해 현재 아프간 국토의 절반 이상을 장악했다.

한편, CNN방송은 지난해 말 트럼프 정부가 아프간 주둔 미군 병력 감축 발표를 준비하고 있으며, 감축 규모는 최대 4천명가량 될 수 있다고 고위 당국자 발로 보도하기도 했다.

현재 아프간에 주둔 중인 미군은 약 1만2천∼1만3천명 수준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