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정부 시위대 요구 반영…"최저임금 이하 수급자 없도록"
'지지율 6%' 피녜라 칠레 대통령, 연금제도 개선 추진

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이 반(反)정부 시위대의 주요 요구 사항 중 하나인 연금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16일(현지시간) 칠레 언론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피녜라 대통령은 전날 저녁 대국민 담화를 통해 고용주의 연금 기여분을 점진적으로 높여 가입자에게 더 많은 연금이 돌아가도록 하는 내용의 법안을 의회에 제출하겠다고 발표했다.

민간 연금 관리회사들 간의 경쟁을 늘리는 내용도 개선안에 포함됐다.

피녜라 대통령은 이러한 변화가 "여성과 중산층, 고령층에게 주로 혜택을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칠레의 민영화된 연금 제도는 최근 3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칠레 시위에서 나온 주요 불만 사항 중 하나다.

지난해 10월 수도 산티아고의 지하철 요금 인상으로 촉발된 이번 시위는 연금을 비롯해 교육, 의료, 임금 등 불평등을 야기하는 사회제도 전반에 대한 변화 요구로 확대됐다.

칠레는 AFP로 불리는 민간 연금 관리회사들이 가입자 소득의 10%를 적립 받아 기금을 운용하고 연금을 지급한다.

영리를 추구하는 민간 회사들이 연금을 관리하면서 가입자들은 정년퇴직할 때까지 연금을 납부하고도 쥐꼬리만 한 연금밖에 못 받는다고 불만을 제기한다.

실제로 칠레 연금 수급자의 다수는 은퇴 후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월 400달러(약 46만원)로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연금 제도는 아우구스토 피노체트 군부독재 시절 만들어졌는데 당시 이를 설계한 사람이 바로 피녜라 대통령의 형 호세 피녜라 전 장관이다.

피녜라 대통령은 연금제도가 개선되면 30년 이상 가입자 중에 최저임금 이하의 연금을 수급하게 되는 사람은 하나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금제도 개선안은 계속되는 시위 속에 피녜라 대통령의 지지율이 한 자릿수로까지 떨어진 상황에서 나왔다.

최근 칠레 공공연구센터(CEP)의 조사에서 피녜라 대통령의 지지율은 취임 후 최저 수준인 6%를 기록했다.

칠레 일간 엘메르쿠리오에 따르면 그는 자신의 지지율에 대해 "국민이 만족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자신의 말을 행동으로 보여주려고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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