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23세 이하(U-23) 축구 대표팀이 16일(현지시간) 태국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십 조별리그 D조 3차전에서 북한에 1-2로 역전패하며 8강 진출에 실패하자 베트남 축구 팬들은 "아쉽다"며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베트남 하노이의 한 카페에서 친구들과 함께 TV를 보며 박항서호를 응원하던 남(25) 씨는 "베트남 선수들도 열심히 뛰었지만 (조별리그에서) 탈락하게 돼 아쉽다"며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이날 베트남에서는 대규모 거리 응원전이 펼쳐지지는 않았지만, 하노이와 호찌민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카페와 식당, 주점 등에 팬들이 몰려 TV나 대형 스크린으로 경기를 지켜보며 '박항서 매직'을 기대했다.

2년 전 중국에서 열린 같은 대회에서 사상 처음으로 준우승하며 베트남 축구 역사를 새로 쓰기 시작한 박항서호가 이번에도 뭔가 보여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했다.

그러나 현지 팬들은 같은 D조에 있는 아랍에미리트(UAE)와 요르단의 경기가 후반들어 1-1로 진행될 때부터 풀이 죽기 시작했다.
"아쉽다" 박항서호 8강진출 실패에 베트남 축구 팬들 실망
AFC 규칙에 따라 앞선 조별리그 두 경기에서 득점 없이 무승부를 기록한 박항서호가 8강에 진출하려면 북한에 반드시 이겨야 할 뿐만 아니라 UAE와 요르단이 0-0으로 비기거나 두 팀이 승부를 가려야 하기 때문이다.

팬들은 또 박항서호가 1-2로 북한에 역전당하자 맥없이 일어나 자리를 떴다.

회사원 타인(32) 씨는 "베트남 축구가 더 열심히 노력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베트남 현지 언론들도 경기 결과를 신속하게 전했다.
"아쉽다" 박항서호 8강진출 실패에 베트남 축구 팬들 실망
온라인 매체 VN익스프레스는 "베트남 U-23 대표팀이 북한에 패해 AFC 챔피언십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면서 "박항서호가 2년 전에 달성한 준우승을 재현해주길 기대한 많은 축구 팬들을 낙담하게 했다"고 보도했다.

다른 온라인 매체 징도 "박항서호가 열심히 뛰었지만 북한에 1-2로 역전패해 탈락했다"고 안타까운 소식을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