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기술 잘 이해하는 개혁가"…푸틴과 마찬가지로 아이스하키광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의해 신임 총리로 전격 발탁된 미하일 미슈스틴(53)은 대중에게는 많이 알려지지 않은 전문 관료다.

지난 2010년부터 근 10년 동안 국세청장으로 일해온 그는 전공 분야인 세제는 물론 경제 전반에 대한 이해가 깊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따라 그가 심각한 침체에 빠진 러시아 경제에 활기를 불어넣을 지 주목된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전 총리 내각의 경제 정책을 비판해온 알렉세이 쿠드린 회계 감사원장은 16일(현지시간) "미슈스틴은 현 기업 환경을 더 잘 이해하고 기업과 국가 이익 사이의 균형을 잡을 줄 안다"면서 "새 내각팀이 더 많은 성과를 낼 것"이라고 기대했다.

푸틴 발탁 러 신임 총리 미슈스틴은?…"10년 국세청장 전문관료"
쿠드린은 "미슈스틴은 디지털화의 '신경'(핵심)을 이해하고 있으며, 기업과 경제 발전을 위한 '기술'의 의미를 이해한다"면서 "일련의 개혁에 대한 더 큰 기대가 생겨났다"고 말했다.

미슈스틴은 이날 하원 표결에 앞서 여당인 '통합 러시아당' 소속 의원들과의 면담에서 총리가 되면 푸틴 대통령이 2018년 4기 집권을 시작하면서 국정 과제로 제시한 인구·보건·교육·주거·환경·고용 촉진·디지털 경제·국제협력 및 수출 등 12개 분야 국가 프로젝트를 역점 사업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 기업환경 개선을 위해 규제들을 과감히 철폐하겠다는 약속도 했다.

이 때문에 미슈스틴 신임 총리가 경제 선진화를 추진하면서 2014년 이후 심각한 침체에 빠진 러시아 경제에 활력을 불어 넣기 위한 일련의 개혁 정책을 펼칠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미슈스틴은 1966년 모스크바에서 태어났다.

여전히 옛 소련시절이던 1989년 모스크바의 '스탄킨' 국립기술대학을 졸업하고, 2003년 러시아경제아카데미에서 세제 관련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8년 국세청 부청장직을 맡으면서 공직에 들어섰고, 뒤이어 중앙정부의 '세무·징수부' 차관으로 5년간 근무했다.

2008~2010년 민간투자회사 UFG 그룹의 회장을 맡아 한동안 공직을 떠났다가 2010년 4월 국세청장으로 복귀했다.

당시 부총리이자 재무장관을 맡고 있던 쿠드린이 그를 청장에 적극적으로 추천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미슈스틴은 약 10년간의 국세청장 재직 기간 동안 복잡한 세금 체계와 세무 행정을 현대화, 전산화하고 업그레이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불법적 부가가치세 환급 관행 등 부처 내 불법과 비리를 상당 정도 근절하고 조직을 많이 투명하게 개혁했다는 호평도 얻고 있다.

현지 관영 '로시야'(Russia) TV 방송은 그에 대해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세금 시스템을 만든 사람"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AFP 통신은 미슈스틴이 디지털 기술에 관심이 많으며, 특히 미국 애플사 제품의 열렬한 애호가라고 전했다.

미슈스틴은 푸틴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아이스하키광으로 알려져 있다.

러시아하키연맹 운영위원회 위원이면서 모스크바의 프로 아이스하키 클럽 'CSKA' 감독위원회 위원이기도 하다.

CSKA 클럽엔 푸틴의 최측근인 국영석유사 '로스네프티'의 이고르 세친 회장과 같은 거물급 경제인과 정치인들이 가입돼있어, 이 클럽에서의 활동이 미슈스틴과 크렘린의 연결 고리가 됐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푸틴 발탁 러 신임 총리 미슈스틴은?…"10년 국세청장 전문관료"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