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이 15일(현지시간) 서명한 1단계 무역합의의 핵심은 ‘중국의 미국 제품 구매 확대’와 ‘미국의 관세전쟁 수위 인하’다. 지식재산권 보호 등 미국이 요구해온 일부 구조개혁 내용도 합의문에 담겼다.
"中, 30일내 지재권 보호조치 발표"
구체적으로 중국은 총 96쪽에 달하는 합의문에서 앞으로 2년간 총 2000억달러어치의 미국 제품을 추가 구매하기로 했다.

중국의 구매 확대 계획을 분야별로 보면 서비스 379억달러, 공산품 777억달러, 농산물 320억달러, 에너지 524억달러 등이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재선을 위한 승부수로 여기는 농산물과 관련해 중국은 올해 125억달러, 내년에 195억달러를 늘려 2년간 총 800억달러, 연평균 400억달러를 구매하기로 했다.

중국은 1단계 합의 발효 후 30일 이내에 지식재산권 보호와 관련한 합의 사항을 이행하기 위한 ‘액션 플랜(실행계획)’을 제출하기로 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미국은 반대급부로 지난해 12월 15일부터 부과하려던 1600억달러어치 중국 제품에 대한 관세를 매기지 않기로 했다. 9월 1일부터 1200억달러어치 중국 제품에 부과한 15% 관세는 7.5%로 삭감했다. 2500억달러어치 중국 제품에 대한 25% 관세는 2단계 협상을 위한 ‘지렛대’로 쓰기 위해 축소나 철회 없이 그대로 남겨뒀다.

미국은 서명 이틀 전인 13일 중국을 환율조작국 지정에서 해제했다. 대신 그보다 한 단계 수위가 낮은 관찰대상국으로 분류했다. 중국이 무역합의에서 ‘환율조작 금지’를 약속한 데 따른 조치다.

분쟁 해결 절차도 합의문에 담겼다. 중국의 합의 위반이 의심될 경우 실무급·고위급 협의를 하고 여기서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미국이 관세를 다시 부과할 수 있는 ‘비례적 시정조치’ 조항을 뒀다. 중국의 위반 사항이 심각할 경우 미국이 축소 또는 철회한 관세를 원상복구할 수 있는 것이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