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내달 22~29일 가상화폐 국제회의 개최
국제사회, “북한, 가상화폐를 제재 회피 수단으로 악용”

유엔 대북제재 전문가들이 다음달 북한에서 열리는 가상화폐 국제회의에 참석하면 대북제재를 위반하는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가상화폐와 블록체인 기술을 제재 회피 수단으로 악용하고 있다는 것이 국제사회의 지적이다.

로이터통신은 15일(현지시간) 이달 말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위원회에 제출되는 보고서를 인용해 “유엔 대북제재 전문가들이 북한 가상화폐 국제회의에 참여하지 말 것을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다음달 22~29일 평양 과학기술전당에서 가상화폐 국제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작년 4월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리는 가상화폐 국제회의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 보고서는 북한이 개최하는 이번 국제회의엔 명백하게 제재 회피와 돈세탁을 위한 토론내용이 포함돼 있다 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유엔이 북한의 핵·탄도미사일 개발과 제재 회피에 기여하는 금융거래나 기술이전, 서비스 제공 등을 금지하고 있는 내용도 포함시켰다.

보고서는 “언론이 회의에 참석할 수 없고 절차도 공개되지 않았지만 최근 한 미국인이 대북제재 위반 혐의로 기소된 것은 회의의 의도된 목적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미국 법무부는 지난해 4월 열린 북한 가상화폐 컨퍼런스에 참가한 미국인 디지털화폐 전문가 버질 그리피스를 체포해 지난주 기소했다. 검찰은 그리피스가 미국 승인 없이 북한이 제재를 피하기 위해 어떻게 가상화폐 기술을 사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방안을 제공했다고 밝혔다.

영국 정부와 다른 나라의 안보리 외교관들은 북한이 정보수집, 제재 회피, 수익 창출 목적으로 사이버 프로그램을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영국 정부는 “북한의 가상화폐 및 블록체인 기술 활용을 지원할 경우 제재 회피와 무기 개발을 위한 수익 창출 역량을 강화하게 돼 안보리 결의안을 위반할 위험성이 높다”고 밝혔다.

가상화폐는 기존 화폐와 달리 익명이 보장돼 북한 등의 국가들이 제재 회피나 돈세탁 등 불법 활동에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로이터통신의 설명이다. 로이터통신은 “북한 주최측이 이번 행사 웹사이트를 통해 미국인들의 참석도 환영하며 입국 증거가 남지 않도록 여권 도장을 찍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는 로이터통신의 보도내용에 대해 입장을 밝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런던=강경민 특파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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