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매체들의 산불 사태 '호도'에도 날 세워…머독 가족, 내부 균열

호주에서 최근 몇 달 간 산불이 계속되는 가운데 언론 재벌 루퍼트 머독의 차남이 기후변화의 영향을 경시해 온 아버지 소유 미디어 매체들을 강력히 비판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14일(현지시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그의 차남인 제임스는 가족 소유 매체들이 호주 산불과 기후변화의 연관성에 대해 계속 부인하는 것에 대해 직접적인 비판을 담은 공동성명을 부인 캐스린과 함께 발표했다.

'왜 기후변화 부인하나'…머독 차남, 아버지 소유 매체 강력비판

이들 부부의 대변인은 "기후 변화에 대한 캐스린과 제임스의 관점은 확고하며 (머독이 소유한) 뉴스코프와 폭스의 일부 보도에 대한 불만 또한 잘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대변인은 "이들 부부는 특히 호주 미디어 매체들의 (기후변화의 영향에 대한) 지속적인 부인에 대해 특히 실망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루퍼트 머독이 소유한 미디어 매체들이 교묘하게 호주 산불 논쟁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난 8일 보도했다.

머독은 호주 전국지 '더 오스트레일리안' 등 막강한 현지 매체들을 계열사로 거느리고 있는데, 이를 활용해 산불 확산 원인을 둘러싼 논의의 초점을 기후 변화에서 방화 등으로 옮기고 있다고 NYT는 지적했다.

21세기 폭스의 최고 책임자였던 제임스는 이제 자신의 기업인 '루파 시스템스'를 통해 미디어 투자를 하고 있지만, 뉴스코프 이사회에 계속 관여하고 있다.

뉴스코프의 호주 신문을 통해 정치 비평가로 활동하는 앤드루 볼트는 기후 변화에 대한 조롱 등으로 유명하다.

볼트는 최근 방송에서 탄소 배출량을 감축해야 한다는 정치인들을 겨냥해 "두려움과 잘못된 정보를 주고 있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가족 소유 매체 보도에 대한 제임스의 비판적 입장은 이들 가족의 내부 균열을 조명하게 한다고 가디언은 설명했다.

제임스의 형인 라클란은 미국에서 폭스코프의 회장으로 활동 중이다.

루퍼트 머독은 지난해 주주들에게 자신의 회사 주변에선 기후 변화를 부인하는 사람들이 없다고 말했지만, 2015년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기후 변화를 부인하지는 않지만 이에 회의적이라는 글을 적은 바 있다.

이에 비해 제임스는 환경 운동가인 미국의 앨 고어 전 부통령을 초청하는 등 환경문제에 적극적이었다.

부인 캐스린도 2006년 고어 전 부통령의 강연을 들은 이후 행동에 나서기로 했다고 말했으며, 지난해 NYT에 지구 온난화 문제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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