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선거지, 중국 선거 아냐…대만 선거에 의미 부여 말라"
대만 외교부장 "中, 대만 유권자 협박하려 해"
대만 총통 선거가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대만 외교부장이 중국이 대만 선거에 영향을 끼치려는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우자오셰(吳釗燮) 대만 외교부장(장관)은 9일 타이베이에서 열린 외신 기자회견에서 최근 중국의 최신 항공모함인 산둥함이 대만해협을 통과한 것을 거론하면서 중국이 대만 유권자들을 협박하려는 '명백한 증거'라고 주장했다.

산둥함은 지난달 26일 호위함을 대동하고 대만해협을 통과했다.

군사 전문가들은 산둥함이 유사시 대만 인근 해역에 배치돼 미국의 군사적 지원을 막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우 부장은 "이것은 우리의 선거이지 중국의 선거가 아니다"라며 "후보나 정당을 골라 투표하는 것은 대만인"이라며 "중국도 다른 나라들처럼 민주주의를 하고 싶다면 그들도 그렇게 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 부장은 이어 중국이 대만의 대선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간에 지나치게 큰 의미를 부여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입법위원(국회의원) 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11일 대만 총통 선거에서는 차이잉원(蔡英文) 현 총통이 재선에 성공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1년 전까지만 해도 차이 총통의 재선 가능성은 매우 낮은 것으로 평가됐다.

그러나 작년 1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무력 불사 발언 이후 대만에서 중국에 관한 경계심이 크게 높아진 가운데 홍콩 시위 사태까지 벌어지면서 탈중국 성향의 차이 총통은 극적인 재기의 기회를 잡았다는 평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