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티코 "'이란 문화유적 공격' 트윗에 미군 뒷수습 고통"
"트럼프의 성마른 트윗에 미군 신뢰 잃을까 두려워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군 기지를 공격한 이란과의 무력 대결을 피하며 위기 상황은 일단 진정된 듯 하다.

하지만,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 제거 이후 위기 대응 과정에서 미 군과 국방부가 트럼프 대통령 때문에 상처를 입었다고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폴리티코는 "트럼프 대통령의 성마른 트윗 공격과 군사적 위협이 미군 지휘관들에게 두통 이상의 고통을 안겨줬다"며 "그들은 군이 소중한 신뢰를 잃을까 두려움에 떨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 정치'를 해명하는 과정에서 군의 신뢰도에는 금이 갔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는 미국 안팎에서 역풍을 초래한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문화 유적 공격' 발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일 트위터를 통해 이란이 보복 공격에 나선다면 이란의 문화에 중요한 곳을 공격 표적으로 삼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하지만, 이는 전시 문화유산 보호를 규정한 유엔 협약과 제네바 협정을 정면으로 위반한 것이라는 비판이 확산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 발언을 철회했다.

그 과정에서 미 국방부는 논란을 수습하느라 애를 먹었다.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은 지난 6일 기자들과 만나 "미국은 무력충돌법을 준수할 것"이라고 강조하며 '이란 문화유적 공격' 발언을 에둘러 부인했다.

폴리티코는 "국방장관은 대통령 발언은 불법 행위라고 직접적으로 말하지 않은 채 현행법을 준수한다는 식으로 급하게 수습했다"고 꼬집었다.

"트럼프의 성마른 트윗에 미군 신뢰 잃을까 두려워해"
전·현직 군 관료들은 폴리티코에 트럼프 대통령의 문화 유적 공격 위협이 이슬람 사회에 "미군은 제국주의 점령군과 같다는 인식을 퍼트렸다"고 경고했다.

이와 함께 미군의 이라크 철수 서한을 둘러싼 진실 공방도 군의 신뢰도 저하에 한몫했다고 폴리티코는 지적했다.

지난 6일 미군의 이라크 태스크포스 책임자가 이라크 연합작전 사령부에 보낸 서한이 언론이 공개됐는데, 그 내용은 미군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이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은 미군의 이라크 철수를 부인하면서도 "어느 시점에 우리는 나가기를 원하지만, 지금은 올바른 시점이 아니"라고 여운을 남겼다.

그러자 에스퍼 국방장관과 마크 밀리 합참의장은 서한 발송은 실수라고 부인하며 "철수할 계획이 없다"고 못 박았다.

하지만, 이라크는 "이라크 철수를 위해 취할 조치들이 담긴 편지를 받았다"고 공개적으로 반박하며 진실 공방이 벌어지기도 했다.

비단 이번 사태뿐만 아니라 지난해 10월 트럼프 대통령의 시리아 철군 결정과 같은 해 11월 전쟁범죄로 기소된 해군특전단(네이비실) 소속 에드워드 갤러거 전 중사에 대한 사면 결정은 격렬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그때마다 국방부와 군 당국은 뒷수습에 골머리를 앓아야 했다.

전직 국방부 관리는 폴리티코에 "국방부 고위 관료들은 대통령과 국방장관이 이성적인 관료들의 의견을 비판하며 폭스뉴스의 떠버리를 편드는 것에 낙담하고 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