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적 갈등 확산 가능성 경계…"모든 형태 테러에 반대" 강조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은 미국-이란 간의 갈등에서 미국을 지지하지만, 이란과 무역 관계는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8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전날 수도 브라질리아 대통령궁 앞에서 기자들을 만나 미국-이란 간에 전운이 고조되는 것과 관계없이 이란과 정상적으로 무역 관계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브라질은 이란에 22억 달러를 수출했고 1억1천600만 달러를 수입했다.

20억 달러 넘는 무역흑자를 내는 이란에 등을 돌리지는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어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브라질 외교부가 미국을 지지하는 성명을 발표한 뒤 이란 정부가 테헤란 주재 브라질 대사관 관계자를 불러 해명을 요구한 것과 관련, 맞대응을 자제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브라질 보우소나루 "미국-이란 갈등에도 이란과 무역관계 유지"
앞서 미군의 폭격으로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이 살해되자 브라질 외교부는 성명을 통해 "브라질은 테러의 재앙에 맞서 싸우는 노력을 지지한다"며 사실상 미국의 공격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자 이란 정부는 테헤란 주재 브라질 대사관의 마리아 크리스치나 로피스 대리대사를 불러 해명을 요구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이란 정부가 브라질 외교관을 초치한 것은 그들의 권리"라면서 외교부 장관과 협의하겠다는 말만 했다.

한편,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국민 성명이 나온 직후 "모든 형태의 테러 행위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브라질 연방헌법은 세계 평화를 지지하고 테러 행위에 반대한다는 점을 명시하고 있다"면서 이런 입장은 미국-이란 갈등 상황에서도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브라질 정부 안팎에서는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에르네스투 아라우주 외교부 장관의 친미 일변도 노선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군 출신 인사들은 미국-이란 갈등에 개입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으며, 재계에서는 중동 국가들과 무역을 하는 브라질 기업들이 위험에 빠질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