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자극하지 않으려는 듯…네타냐후는 '솔레이마니 사태'와 거리두기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의 피살 이후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충돌 우려가 커진 가운데 미국의 우방 이스라엘이 '긴장모드'를 이어가고 있다.

유발 슈타이니츠 이스라엘 에너지 장관은 7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라디오방송에서 '이란이 앞으로 원자폭탄을 제조할 것으로 보냐'는 질문에 "말하기 너무 이르다"며 "우리는 기다려봐야 한다"고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앞서 이란 정부는 지난 5일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에서 정한 핵프로그램에 대한 동결·제한 규정을 더는 지키지 않겠다며 사실상 핵합의 탈퇴를 선언했다.

슈타이니츠 장관의 대답은 평소 이스라엘이 이란 핵문제에 민감한 반응을 해온 것과 비교하면 신중한 분위기가 확연하다.

이스라엘은 그동안 이란의 핵과 미사일 개발이 이스라엘 안보에 최대 위협이라고 강조하며 이란을 강력히 비판해왔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작년 9월 기자회견을 열고 이란이 중부 아바데에서 핵무기 개발을 시도했다가 이스라엘에 발각되자 관련 시설을 파괴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스라엘 정부는 최근 이란이 사실상 핵합의를 준수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뒤에는 별다른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는 이스라엘 정부가 이란 군부 실세였던 솔레이마니 폭사 이후 이란에 대한 자극을 자제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신중해진 이스라엘…이란 핵무기 개발 질문에 "지켜보자"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 3일 솔레이마니가 숨진 뒤 그리스에서 이스라엘로 귀국하기 직전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단호하고 강력하면서 신속한 행동은 충분히 인정받을 만하다"며 미국의 군사작전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끈끈한 외교관계를 반영한 발언이지만 그런 다음 네타냐후 총리는 솔레이마니 피살과 관련한 공개적 언급을 자제하고 있다.

나아가 네타냐후 총리는 내각회의에서 이스라엘이 미국과 이란의 갈등에 휘말리지 말아야 한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화통신은 이스라엘 언론을 인용해 네타냐후 총리가 6일 안보내각 특별회의에서 "솔레이마니 살해는 미국의 일이지, 이스라엘의 일이 아니다"며 "우리는 이 사건에 관여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란이 미국에 대한 보복 공격을 다짐한 상황에서 이스라엘이 표적이 될 개연성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외신에서는 이란뿐 아니라 친(親)이란 무장조직인 레바논 헤즈볼라, 팔레스타인 하마스 등이 이스라엘을 겨냥한 공격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하마스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는 지난 6일 이란 테헤란에서 열린 솔레이마니 장례식에 참석하고 쿠드스군 신임 사령관에 임명된 에스마일 거니 준장을 면담하는 등 이란과 '친분'을 과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