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탄핵 정국에 ‘메가톤급 변수’가 등장했다.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사진)이 6일(현지시간) “상원이 소환장을 발부하면 증언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히면서다.

볼턴은 트럼프 대통령 탄핵을 추진하는 민주당이 상원 탄핵심판에 가장 증인으로 부르고 싶어 하는 인물 중 한 명이다. 트럼프 대통령 탄핵 추진의 계기가 된 ‘우크라이나 스캔들’과 관련한 상황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게다가 볼턴은 트럼프 대통령과 외교안보 정책에서 불화를 빚다가 경질됐다. 이 때문에 볼턴이 증언대에 서면 트럼프 대통령에게 불리한 ‘폭탄 발언’을 쏟아낼 가능성이 높다.

민주당은 지난해 하원의 탄핵조사 과정 때도 볼턴과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 등 핵심 증인 4명을 청문회에 부르는 방안을 추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핵심 당국자들에게 증언 거부 명령을 내렸다. 이에 당국자들이 ‘대통령 명령과 의회 소환장이 충돌한다’며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고, 볼턴도 법원 판단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러자 민주당 소속인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이런 상황에서라면 상원의 탄핵심판이 불공정하게 이뤄질 것”이라며 지난달 하원이 가결한 탄핵안을 상원에 넘기지 않은 채 ‘버티기’에 들어갔다. 하원이 탄핵안을 넘기지 않으면 상원도 탄핵심판을 열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볼턴이 ‘상원 증언’ 의사를 밝히면서 민주당은 ‘기싸움’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 펠로시 의장과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이날 볼턴 등 핵심 증인 채택을 거듭 요구했다.

반면 상원 다수당인 공화당은 여전히 증인 채택에 부정적이다. 로이터는 “공화당이 볼턴이나 다른 증인의 청문회 없이 심리를 마무리할 수 있다는 뜻”이라고 분석했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